능글맞고 코믹한 모습부터 로맨스까지, 이렇게 잘해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눈빛 하나, 따뜻한 말 한마디 하나에도 다정함이 뚝뚝 떨어지는 그를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제대로 남궁민의 매력을 재발견하게 된 순간이다.
남궁민은 종영까지 단 1회만을 남겨 놓고 있는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에서 동네 테리우스 안단태를 연기했다. 낮에는 인권변호사로,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살아가던 그는 편의점에서 '임금님 도시락'을 즐겨먹고 땅에 떨어진 음식을 냅다 주워먹는 넉살 좋은 인물이다.
입고 다니는 옷만 보면 영락없는 동네 백수다. 후줄근한 옷차림을 한 채 동네 편의점을 기웃거리는 단태는 공심(민아 분)가 내놓은 옥탑방으로 이사를 오면서 가슴 설레면서도 코믹한 로맨스를 이어가게 됐다. 남다른 동체 시력의 소유자인 단태는 특유의 능글거림 때문에 공심에게 늘 '변태'라는 말을 들었고, 그렇게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알콩달콩한 사랑의 감정을 싹틔우게 됐다.
전작인 '냄새를 보는 소녀'에 이어 '리멤버'까지, 무자비한 악역 연기로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남궁민은 이번 '미녀 공심이'에서 180도 다른 캐릭터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다시 한번 '연기 잘하는' 배우임을 스스로 입증해냈다.
공심만 보면 눈에서 하트가 대량으로 발산이 되는데, 그 눈빛과 표정이 어찌나 달달한지 지켜보는 사람까지 가슴이 설렐 지경이다. 여기에 공심만 바라보고 달려가는 순정남이자 공심의 꿈을 적극적으로 응원해주고 지지한다는 점은 이 남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손꼽힌다.
매회 망가짐을 불사한 코믹 연기도 남궁민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 단태와 공심은 달달함 가운데에서도 늘 '웃픈' 상황에 직면하곤 하는데, 이 때마다 남궁민과 민아는 차진 연기 호흡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웃게 만든다. 다소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는 대사나 장면, 그리고 개연성이 살짝 부족한 상황에서도 깔깔거리며 웃게 되는 이유가 바로 매 순간 단태의 감정에 완벽히 이입해 진실되게 연기하는 남궁민이 있기 때문이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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