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드라마 ‘가화만사성’의 요즘 얘기는 온통 유현기(이필모 분)의 죽음에 쏠려 있다. 더불어 그의 전 아내 봉해령(김소연 분)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사. 각각의 캐릭터를 맡은 배우 이필모와 김소연의 연기가 시너지를 발휘한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극본 조은정, 연출 이동윤) 42회에서 병세가 한층 악화된 유현기가 자살을 결심한 모습이 담겨 봉해령을 울렸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현재의 애인 서지건(이상우 분) 역시 불안감을 느꼈다.
암에 기억상실증까지 앓게 된 현기는 현재와 과거의 시절을 오갔다. 그 시기는 초등학생 아들이 살아있고, 해령과 오순도순 행복했던 때였다. 비가 내리자 현기는 죽은 아들이 다니던 학교로 마중을 나갔다. 아들이 우산이 없을 것이라는 것. 지금껏 보지 못했던 현기의 모습에 해령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의 어머니 장경옥(서이숙 분)도 마찬가지.
아들의 모습에 경옥은 해령을 다시 붙잡고 싶어 했다.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 났었던 그녀가 이젠 죽어가는 아들 앞에서 꼬리를 내린 것이다. 그러나 해령은 냉정했다. 경옥의 애원에도 “여사님을 보면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현기 씨가 불쌍하지만 제 행복을 두고 잡아줄 순 없다”고 했다.
자신의 병을 알고 있었던 현기는 가족들 몰래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벌써부터 죽은 아들의 유골함 옆에 자신의 자리도 예약해놓았다. 전 남편의 죽음을 지켜봐야하는 해령의 슬픔이 가슴을 저미었다.
멜로드라마의 단골로 정평이 나 있는 이필모와 김소연은 이 드라마에서 차분하게 사람을 울려 눈물연기에서는 그들을 따를 사람이 없음을 증명해보였다. 이필모는 1999년 영화 ‘쉬리’의 단역으로 데뷔해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 ‘김수로’ ‘응급남녀’ ‘피노키오’ ‘후아유’ 등의 작품을 거치며 사람들에게 감동 서린 연기를 보여줬다.
1994년 SBS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한 김소연 역시 ‘이브의 모든 것’ ‘아이리스’ ‘검사프린세스’ ‘아테나’ 등의 작품을 통해 각기 다른 캐릭터로 심금을 울렸다. 그런 의미에서 두 사람이 빚어낸 연기 호흡은 특별하다. 사랑, 고통의 절절한 눈물연기가 감각의 시대에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이들의 비상이 눈부시다./ purplish@osen.co.kr
[사진] ‘가화만사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