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하고 난 뒤 실제로 만남을 이어가는 커플이 탄생할까. tvN 예능 ‘연극이 끝나고 난 뒤’는 작품을 만드는 배우들이 드라마 속 캐릭터의 감정을 현실에서도 고스란히 느낄까 하는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예부터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사랑의 감정을 키워 실제 연인으로 발전한 스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험을 시도한 ‘연극이 끝나고 난 뒤’는 지금껏 어느 프로그램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색다른 콘셉트라고 평가받는다. 여기엔 하석진 안보현 이민혁 유라 윤소희 등의 남녀 배우들이 함께한다. 이들이 드라마 ‘아이언 레이디’를 찍으며 캐릭터에 한껏 빠져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만든다. 주고받는 말들이 심상치 않기 때문. 드라마와 리얼리티를 오가는 설정으로 이들의 감정이 극대화되고 있는 것이다.
연출을 맡은 손창우 PD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시청자들이 설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시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촬영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배우들이 자기감정 표현에 솔직했다. 꾸밈없이 모든 감정을 드러낸다. 너무 리얼해서 편집으로 걷어내기도 했다. 회 차가 진행될수록 한층 더 솔직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이들 중 누군가 실제로 사귀길 바란다. 사귀면 (기획의도에 부합하고)성공한 것 아니냐. 이미 저희한테 비밀로 하고 사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웃음) 우리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곧바로 열애 소식이 없더라도 향후 1년 뒤 열애설이 터진다면 그것도 성공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주인공은 남자 세 명에, 여자 두 명. 여자 한 명이 더 있었다면 성비가 맞아 세 커플의 로맨스를 기대해볼 수 있었겠지만 잘하면 두 커플, 아니면 다섯 개의 사랑의 화살표가 모두 어긋날 수 있다.
손 PD는 홀수로 멤버들을 정한 것에 대해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 일부로 홀수로 꾸렸다. 성비가 불균형해야 이들 사이에 긴장감이 흐를 것 같았다. 성비 불균형도 하나의 장치였다”고 말한다.
첫 촬영 후 배우들의 반응이 어땠느냐고 묻자 “굉장히 만족스러워 했다. 새로운 콘셉트에 대해 걱정했는데 1회가 방송되고 나서 시청자들이 이해를 했다는 것에 만족스러워 하더라. 또 스토리가 전개되는 과정에도 흥미진진해 한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반응이다”라고 귀띔했다.
예능 속 드라마 ‘아이언 레이디’에서 제니킴(유라 붐)과 고알리(윤소희 분)가 박력(하석진 분)에게 관심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로 실제로도 두 배우는 하석진에게 호감을 보이고 있다. 유라는 홍대 촬영장면에서 하석진에 대한 마음이 커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알리를 좋아하는 마록희 역의 이민혁은 윤소희에게, 제니를 짝사랑하는 차강우 역을 맡은 안보현은 유라에게 직접적인 관심을 표하고 있다. 뭇 시청자들이 ‘쟤네 연기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건네지만, 이들은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관심이 가는 사람이 생겼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가운데 실제 한 커플이라도 성사된다면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철저하게 살렸다고 볼 수 있다.
“1주일에 한두 번 만나서 촬영을 했으면 그런 감정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26일 동안 매일 만났다. 젊은 친구들이기 때문에 감정 표현에 솔직한 듯하다. 지금까지 방송을 보면 이 두 명이 커플이 되겠다고 예상하시겠지만 반전이 있을 것이다.”(인터뷰②에서 계속)/ purplish@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