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손창우 PD는 ‘연극이 끝나고 난 뒤’를 이끌 다섯 명의 남녀 주인공을 캐스팅하는 데 심사숙고했다. 각각의 캐릭터에 적합하고 제작진의 마음에 쏙 드는 한 명의 배우를 찾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시놉시스도 여러 군데의 연예소속사에 전달하지 않고 물밑 작업으로 캐스팅을 진행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손 PD는 “고알리 역은 여러 리스트를 고려했지만 윤소희에게 관심을 가졌다. 박력 역의 하석진을 중심으로 캐스팅을 한 것인데, 예능 ‘문제적 남자’때 두 사람의 케미를 지켜봤다. 윤소희가 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리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들어서다. 3회부터 연기력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시청자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예능은 리얼리티와 드라마를 접목한 신개념 프로젝트다. 작품을 찍는 배우들이 실제로 호감을 느끼는지를 실험하는 것.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장르의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무모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고, tvN이 그런 여건을 만들어주는 환경이다. 이 프로그램 기획을 한 것도 새로운 시도의 일환이었다. 새로운 시도는 늘 즐겁고 재미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짜고 만드는 게 아니냐’며 프로그램의 진정성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배우들이 서로 좋아하는 연기를 하는 것 같다는 말이다. 이에 손 PD “제작진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배우들의 감정을 담았을 뿐이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관심을 가져라는 등의 설정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이 감정 표현에 너무나 솔직하다. 제작진이 자제를 시킬 정도였다. 회 차가 진행되면서 다섯 남녀의 감정 표현이 한층 더 솔직해질 것 같다. 그들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들이 더 많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극중 박력(하석진 분)은 현재 두 여자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소심하지만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매력을 가진 알리(윤소희 분), 상큼 발랄하고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제니 킴(유라 분)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의 상반된 면모가 돋보인다.
이에 “윤소희가 연기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 같다. 대본과 배역에 대한 몰입이 좋았다. 하석진 은 그들 중 경력이 제일 길어서 노련한 느낌이 있다. 그리고 잘 드러나진 않았지만 이민혁이 연기에 대한 열정과 의욕이 넘친다. 항상 열심히 캐릭터 연구를 하고 왔고 대사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워왔다. 미션이 있으면 적어오고 열성을 보인다”고 칭찬했다.
걸스데이 유라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초반부에는 70점을, 후반부 90점을 주고 싶다”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제니 캐릭터에 딱 맞게 잘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유라는 데뷔 후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도도하라’ 등에 출연한 바 있다.
손 PD는 촬영이 끝났지만 배우들과 여전히 연락을 하고 있다. 작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방송 후에 배우들과 연락을 한다. 각자 모니터를 하고 의견을 보내는 것이다. 민혁은 ‘나는 왜 이렇게 짠내나냐’고 하더라. 하석진과도 연락을 한다. 가끔가다 밥도 먹기도 한다”고 전했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에서 과연 어느 커플이 탄생할지 지켜보는 게 최대 관전 포인트다. 로맨스 생태계의 긴장감을 기대해달라. 종영하는 8회 때까지 무한대로 끌어올리겠다.(웃음)”/ purplish@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