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뒤척이기도 몇 번. 이처럼 한여름 잠 못 드는 밤에 감성을 적셔줄 로맨틱 코미디 몇 편이 떠오른다. 어느덧 방송된 지 10년이 돼 가는 ‘커피프린스 1호점’부터 지난해 달콤살벌했던 tvN ‘오 나의 귀신님’까지 화면에서부터 여름 냄새가 나는 여름로코 베스트 3편을 선정해봤다.
#1. 여름로코의 교과서, ‘커피프린스 1호점’
겨울을 대표하는 로코가 KBS 2TV ‘그들의 사는 세상’(2007)이었다면, 같은 해 7월 2일부터 8월 27일까지 방송된 MBC ‘커피프린스 1호점’(극본 이선미 장현주, 연출 이윤정)은 여름로코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그야말로 여름의 시작부터 끝자락까지 함께 했기 때문인데 한겨울에 봐도 여름 밤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집안 어른들의 결혼 성화를 막기 위한 남자주인공 최한결(공유 분)이 생계를 위해 남장하는 고은찬(윤은혜 분)과 계약연애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 드라마에 출연했던 공유, 윤은혜, 이선균, 채정안은 모두 극중 캐릭터가 ‘인생 캐릭터’가 됐을 정도로 여름처럼 뜨겁게 사랑받았다. 여기에 김동욱, 김재욱, 고(故) 이언의 커피프린스 식구들 역시 각각의 매력을 발산해 여심을 훔쳤다.
#2.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괜찮아, 사랑이야’
팬덤을 이끌고 있는 노희경 작가가 지난 2014년 집필했던 SBS ‘괜찮아, 사랑이야’(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는 발칙할 정도로 솔직한 소재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이 작품 역시 7월말부터 9월초까지 방송돼 시청자들에게는 한여름 밤의 감성을 충족시켜줬던 바 있다.
작가 장재열(조인성 분), 정신과 의사 지해수(공효진 분), 박수광(이광수 분), 오소녀(이성경 분), 장재범(양익준 분) 등 모두가 완전하지 않은 캐릭터들을 그려내며 노희경 특유의 삶의 솔직한 이면을 그려낸 것이 특징. 마음의 병은 특별한 것이 아닌 마치 감기처럼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았다.
#3. 달콤살벌 ‘오 나의 귀신님’
그야말로 납량특집과 같은 드라마 한 편이 지난해 안방극장을 찾았다. tvN ‘오 나의 귀신님’(극본 양희승 양서윤, 연출 유제원) 또한 7월초부터 8월말까지 여름을 집중공략하며 달콤하면서도 살벌한 로맨틱코미디를 그려냈다.
소심한 여자 주인공 나봉선(박보영 분)의 몸에 음탕한 처녀 귀신 신순애(김슬기 분)가 빙의되면서 짝사랑하던 강선우(조정석 분)와 얽히는 이야기. 독특한 소재로 눈길을 끈 것은 물론 최성재(임주환 분)를 중심으로 등골이 오싹한 스릴러 장르의 분위기도 연출해 제대로 무더위를 날려버렸다는 평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