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배우 중 이름만으로도 믿음을 주는 배우가 국내 몇 명이나 될까. 배우 이종석은 그중 한 명이다. 데뷔한지 몇 년 만에 믿고 본다는 찬사를 얻으며 브라운관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한 것. 배우가 좋은 연기를 펼치는 것보다 더욱 어려운 것이 작품의 흥행이다. 그렇다면 이종석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앞으로 끌고 가는 무서운 힘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그를 두고 ‘흥행불패’라는 무게감 넘치는 수식어가 붙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그가 브라운관에서 주연으로 우뚝 선 것은 지난 2012년 12월부터 방송된 KBS 2TV ‘학교 2013’이다. 배우로 전향한 초기 작품이었던 SBS ‘시크릿 가든’(2010)과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2)에서도 조연이었지만 시청자들에게 눈에 띄는 존재감을 과시한 바. 차근차근 검증된 실력을 인정받아 드라마 선봉에 오른 이종석이다.
이종석은 지난 2013년 종영한 ‘학교 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 연출 이민홍 이응복)에서는 고남순 역을 연기했다. 교사로 나왔던 장나라는 물론, 같은 반 학우를 연기했던 박세영 그리고 실제 절친이 된 김우빈까지 나이는 물론 성별도 가리지 않는 케미스트리(조합)는 그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의 가능성을 인정받는 시작을 알렸다. 8.0%(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학교 2013’은 후반부에 가서는 약 2배인 15.7%까지 치솟는 저력을 보였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보통의 하이틴 드라마인 줄 알았던 이들도 현실적인 이야기에 감탄했고, 그중에서도 이종석의 진정성 있는 연기에 빠져들고야 말았다.
이듬해 선보인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의 상승세는 더욱 눈부시다. 1회에서 7.7%를 기록했던 바. 최고 시청률 24.1%, 마지막 회 23.1%를 기록하며 3배가 넘는 시청률로 짜릿한 역전극을 썼다. 지난해 초 종영한 SBS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는 7.8%에서 13.3%로, 2배 가까이 올려놨다.
그러나 수치적인 점에서만 이종석의 ‘흥행불패’를 평가하기란 섭섭한 부분이 있다. 거의 모든 작품 웰메이드라는 호평을 받았기 때문. 뻔한 흥행 코드가 녹아든 작품이 아니었다는 점이 그의 심미안과 연기력을 높이 사야 하는 이유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사회부 기자들의 삶’, ‘고등학생들의 현실’ 등 신선한 소재와 현실의 이면을 알려주는 의미 있는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이종석의 흥행불패는 더욱 의미가 있다.
이번에는 판타지를 접목시킨 로맨스의 장인이자 tvN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의 송재정 작가가 집필한 MBC 새 수목드라마 ‘W: 두 개의 세계’(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로 브라운관에 컴백한다. 앞선 흥행불패 역사로 입증했듯 이종석이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포인트는 상당하다. / besodam@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초록뱀미디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