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닥터스'가 월화극 왕좌를 지키는 요인으로는 남주인공 김래원의 매력과 여주인공 박신혜의 연기력이 8할이다. 하지만 점차 '서브 남주'가 빛을 발하고 있다. 정윤도를 연기하는 윤균상이 '매력 보스'로 거듭나고 있다.
18일 방송된 '닥터스' 9회에서 의국식 도중 홍지홍(김래원 분)은 유혜정(박신혜 분)과 몰래 나갔다가 한참 뒤에 복귀했다. 밤 운동 중이던 정윤도(윤균상 분)는 그와 딱 마주쳤고 "지금 오시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홍지홍은 특유의 능글맞은 표정으로 "유감 있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정윤도는 대뜸 "저 유혜정 선생 좋아해요. 두 사람 특별한 사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남녀 사이로 바뀐 게 최근이라던데. 결혼한 게 아니라면 그 사이에 제가 껴도 된다고 본다"고 고 선언했다. 누가 캐묻기도 전에 스스로 선전포고를 날린 것.
그리고는 "남의 여자 빼앗으며 뒤통수치는 사람은 되기 싫다. 둘이 사귀는 사이라는 걸 아는 이상 뒤에서 딴 짓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홍지홍은 "난 단 한번도 내가 원하는 걸 빼앗겨 본 적이 없다. 혜정이가 남자한테 인기가 많다는 걸 알게 돼 기쁘다"며 껄껄 웃었다.
정윤도가 황당한 표정을 짓는 건 당연지사. "긴장되지 않냐"는 물음에 홍지홍은 "왜 긴장하냐. 잘 해 봐라. 건투를 빈다"고 쐐기를 박았다. 여유롭게 돌아선 그를 보며 정윤도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윤도는 스스로 알고 있었다. 현재로서는 유혜정에게 자신보다 홍지홍의 위치가 유리하다는 걸. 그래서 홍지홍과 삼각관계에서는 약자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본인의 마음에 확신이 있었기에 자신을 좋아하는 진서우(이성경 분)에게 확실히 선을 그었다.
유혜정에 대한 콤플렉스와 좋아했던 정윤도를 빼앗겼다는 분노로 진서우는 삐뚤어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정윤도를 밖으로 불러낸 뒤 따귀를 때렸다. "왜 나만 혼자 좋아한 것처럼 미친년 만드냐. 내 감정 선배도 뻔히 알고 있지 않았냐. 입으로는 가라고 했지만 눈으론 날 붙잡았잖아"라며 화를 냈다.
정윤도는 돌변했다. 진서우에게 "네가 그동안 나한테 당했다고 생각하는 모욕, 내가 뺨 맞은 걸로 퉁치자"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럴수록 진서우는 폭주했다. "세상이 틀렸다. 어떻게 혜정이처럼 신분세탁한 애가 사랑을 받냐"며 악을 썼다.
뺨을 맞으면서도 정윤도는 "네가 봐도 유혜정은 다 해내잖아. 게다가 예쁘고"라는 말로 진서우를 자극했다. 그리고는 "너야말로 유혜정에 대한 콤플렉스로 가득하다"며 "네 분이 풀릴 때까지 받아주겠다. 하지만 다음부터 뺨은 때리지 마라. 기분 더러우니까"라고 차갑게 돌아섰다.
유혜정을 사이에 둔 삼각관계에서는 홍지홍의 우위를 인정했지만 의사로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 정윤도였다. 홍지홍의 아버지인 홍두식(이호재 분) 이사장의 수술을 맡게 된 정윤도는 자신의 소신대로 수술 방법을 결정했다. 이 때문에 홍지홍은 발끈하고 나섰지만 정윤도 역시 만만치 않았다.
누가 뭐래도 '닥터스'의 주된 러브라인은 김래원과 박신혜이지만 윤균상 역시 매력만점 캐릭터다. 허당기는 있지만 지질하지 않고, 공과 사를 구분하며 무엇보다 내가 좋은 여자에게는 한없이 '하트 눈'이 되고 아닌 여자에게는 '철벽'인 그는 분명 '서브남주'로 버려지기엔 아까운 매력남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닥터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