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명이 오열했다. 너무 많이 울어 MC들이 "지금 누가 돌아가신 정도로 운다"고 표현할 정도. 그를 울게 한 사람은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딸을 방치한 '나쁜 아빠'였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 아빠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고등학교 3학년 딸이 등장했다.
딸의 생활은 보통 고3 수험생들과 달랐다. 엄마와 아빠의 이혼 후 아빠와 단 둘이 살고 있는 딸은 아빠가 매일 밤 골프를 치고 친구들과 노는 동안 중국집과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생활비를 벌었다.
매일 노는 데 정신이 팔린 아빠는 딸에게 생활비나 용돈을 전혀 주지 않았고, 딸은 매일매일 시간을 쪼개 한 아르바이트비로 적금과 저축을 하며 홀로 생계를 이었다. 매일 아르바이트를 끝낸 딸은 빈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했고, 때로는 친구를 불러 두려움과 외로움을 이겨냈다.
가장 힘들 때는 몸이 아플 때였다. 아빠는 딸이 체해 먹은 것을 다 토해내고 난 후에도 약 한 번 사줄 줄 몰랐고, 무관심한 표정으로 모바일 게임을 즐겼다. 용돈은 한 번도 준 적이 없으면서 집에 선풍기를 사오라고 시키거나, 골프를 치러갈 때 필요한 돈을 빌리기까지 했다. 아빠가 어린 딸에게 진 빚은 무려 100만 원이 넘었다.
이 사연에 출연진과 방청객 모두 격하게 반응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은 공명. 주인공과 비슷한 연령대인 공명은 눈물을 뚝뚝 흘렸고 "사랑을 받을 나이인 19살 예민한 시기인데 너무 사랑을 못 받는 것 같다"며 오열했다. 공명의 눈물에 MC들은 "누가 보면 남자친구인 줄 알겠다", "지금 누가 돌아가신 것 같
다"고 놀렸고 이는 그의 순수함과 따뜻한 마음을 더 부각시켰다.
이어 MC들은 공명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감정을 추스린 공명은 MC들의 요구에 따라 사연 여학생의 아빠를 "형"이라 부르며 "수빈이한테 좀 잘해줘"라고 일침을 날렸다. 아빠는 그의 말에 "알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이후 이 부녀의 사연은 1승을 거두며 '안녕하세요'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고집스런 표정으로 핑계만 대던 아빠도 딸의 눈물과 다른 사람들의 격렬한 반응에 조금은 놀란 모습. 애초 "들어보고 고치고 싶어 나왔다"던 아빠는 "앞으로 아빠가 학교 갈 때 귀찮아도 태워 줄거고, 수빈이가 해달라는 거 적극적으로 밀어주겠다. 아빠랑 수빈이랑 행복하게 열심히 살자"고 딸에게 미안함을 표현했다.
방송 직후 고민 주인공의 사연에 깊이 몰입한 공명의 모습은 화제가 됐다. 딸에게 전혀 공감할 줄 모르는 무감각한 아빠와 대조되는 순수한 청년의 눈물이 의외의 웃음과 감동을 준 방송이었다. /eujenej@osen.co.kr
[사진]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