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싸우자 귀신아’의 장점은 호러, 로맨스, 코믹 등 다양한 장르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명 일명 ‘호로코’다. 1~2회까지 무서운 장면 없이 재미있고 달달하게 흘러갔다면, 지난 18일 방송된 3회부터는 본격적으로 등골이 오싹한 장면들이 대거 등장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전국 기준 3.515%(케이블플랫폼 기준)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 중이다.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악플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다 자살한 연예인 귀신(한보름 분)의 등장이었다. 푸른빛 배경에 빨간색 피를 뚝뚝 흘리는 그녀의 모습이 도드라지며 소름 돋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무더운 여름밤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로 압권이었다. 제작진이 갈수록 공포의 실체를 좀 더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 옥택연과 김소현의 러브라인도 극에 재미를 높이는, 빼놓을 수 없는 흥행코드다. 이날 현지는 침대에서 자고 있는 봉팔의 곁으로 다가가 누웠다. 그의 숨소리를 느끼며 지그시 바라봤고, 낮에 했던 키스를 생각하며 심장이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 예쁜 드레스를 입고 애교를 부리는 현지의 모습에 봉팔 역시 흔들리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말로는 “돈 아깝다”며 옷을 사주지 않았다. 이미 두 사람의 설렘이 시작된 것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싸우자 귀신아’는 귀신 보이는 눈을 떼기 위해 귀신을 때려잡아 돈을 버는 복학생 퇴마사 박봉팔(택연 분)과 수능을 못 치른 한으로 귀신이 된 여고생 귀신 김현지(김소현 분)가 동고동락하며 함께 귀신을 쫓는 등골 오싹 퇴마 어드벤처다.
봉팔이 현지의 도움을 받아 구천을 떠도는 귀신을 물리치며 정을 싹틔우고 있다. 그림자처럼 그의 곁을 따라다니는 현지는 무섭다기보다 귀여운 귀신이다. 공포와 로맨스를 적절하게 섞어나가는 완급조절로, 자칫 무서운 장면을 보지 못하는 시청자들을 배려하며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여름 공포물인 ‘오 나의 귀신님’보다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기발한 공포신이 더 강하다. 또 촬영 기법과 편집기술도 한결 능수능란하다. 봉팔과 현지 사이에 촘촘하게 구축된 케미가 순간순간의 긴장감을 자아낸다. 어찌 됐든 월, 화요일 밤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훈훈한(?) 공포 로맨스다./ purplish@osen.co.kr
[사진] ‘싸우자 귀신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