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호동에게 SBS '스타킹'은 각별한 프로그램일 수밖에 없다. 활동 중단을 했던 1년간을 제외하고, 무려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스타킹'을 지켜왔기 때문. 처음과 끝을 함께 하며 ''스타킹'=강호동'이라는 공식을 완성한 강호동, 그가 전한 마지막 소감 역시 뭉클했다.
SBS 측은 19일 "'스타킹'이 오는 8월 9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스타킹'은 9년 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시청자들에게 안녕을 고하게 된 것.
2007년 1월 13일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지난 해 8월 22일 시즌 1을 끝마쳤다. 그리고 3개월의 휴지기 후 화요일 오후 9시대로 자리를 옮겨 시청자들을 만나왔다. 대한민국 원조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이라 불릴만큼 깜짝 놀랄만한 재능을 가졌거나 각양각색의 사연을 지닌 일반인 출연자들을 참 많이도 소개해왔다.
우여곡절 끝에 하나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거나,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하는 이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찡한 감동을 선사했다. 또 인간에 대한 애정을 밑바탕에 깔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정서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강호동은 매회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최고의 MC로 평가받는다. 그는 '스타킹'에 대해 "스승과 같은 프로그램"이라며 "우리 주변 이웃이 주인공이고 모두 정말 온 힘을 다해 자신들의 재능과 사연을 보여준다. 어깨 너머로 많이 배운다"라고 말할 정도로 애정이 남다르다.
또 출연자들의 연령이나 성별, 장기에 맞춰 자신을 낮추기도 하고, 출연자들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 스스로 망가짐을 불사한다. 또 특유의 리액션으로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것은 기본, 감동적인 사연에는 눈물을 흘리며 진심을 다했다. 출연자와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친숙함은 강호동이 가진 최고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강호동이 있었기에 '스타킹'이 9년이라는 시간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난 연말 '연예대상'에서 그는 "내년에는 이특과 힘을 합쳐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받고 싶다"라며 '스타킹'을 향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자신의 대상 수상 가능성을 점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스타킹'이 한 해를 빛낸 최고의 프로그램이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강호동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에 제작진은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강호동을 비롯해 이특과 붐에게 감사패를 증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강호동은 "'스타킹'은 내 인생의 학교였다. 매 순간 이 무대에 설 때 마다 배워 가는 게 있었다. 각박한 현실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창구로 '스타킹'의 문을 두드려주시고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종영 소감을 남겼다. 아쉬운 마음이 클텐데도 마지막까지 출연자와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함께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강호동이 있어 지난 9년이 정말 행복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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