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행 첫차가 출발했다. 영화 '부산행'(연상호 감독)이 오늘(20일) 개봉하는 것. 한국형 좀비물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객의 관심을 받은 '부산행'은 앞서 5월 제69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대되며 화제를 모았다. 또 이 영화는 단순히 영화제에 초대되는 것을 뛰어넘어 현지 관객들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고,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인 티에리 프레모로부터는 "역대 칸 국제 영화제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는 찬사를 얻기도 했다.
자신감 때문일까? '부산행'은 개봉 전 3일간 유료시사회를 열고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변칙 개봉이라는 혐의가 없지 않았지만 먼저 본 관객들은 역시나 실망 없는 내용에 감동을 표현하고 있는 상황. 입소문이 날 대로 난 만큼 실시간 예매율 역시 50%에서 70% 이상으로 치솟았다. 과연 '부산행'은 기대만큼의 흥행몰이에 성공할까?
출연: 공유, 정유미, 마동석, 김수안, 안소희, 최우식, 김의성
줄거리: 저마다의 이유로 서울역에서 부산행 KTX에 탑승한 승객들. 출발 직전 뒤늦게 탄 한 여성 승객이 이상한 증상을 보이더니, 그에게 공격을 당한 사람들까지 해괴한 모습으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장으로 변한 기차에서 자신과 가족들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의 피나는 사투가 시작된다.
관전포인트: '부산행'은 액션과 스릴러, 드라마가 하모니를 이루는 작품이다. 극 중 석우(공유 분)와 상화(마동석 분)는 생존자들의 리더로 함께 좀비들과 싸우는데, 두 사람이 만드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신들이 통쾌하다. 특히 냉정한 펀드매니저 아빠 역을 맡은 석우는 번뜩이는 두뇌로, 전직 조폭으로 아내 성경(정유미 분)을 만나 개과천선한 상화는 좀비들도 움찔할만큼 강력한 격투 능력으로 환상의 콤비를 결성했다.
더불어 석우와 딸 수안(김수안 분), 임산부 성경과 상화, 고등학생 주연(최우식 분)과 진희(안소희 분)가 빚어내는 각각의 뭉클한 사연들이 극의 말미에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그 밖에 주목할 점: 좀비물의 특성에 맞게 '부산행'에는 날카로운 현실 풍자가 담겨있다. 영화 '베테랑'이 그랬듯 이기적인 권력층에 비판의식이 묻어나는데,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창궐 원인이 거대 기업의 양 심없는 선택 때문에 일어난 점, 아수라장이 된 상황 기차 안에서 일어나는 승객 간의 분열, 폭력적인 군중심리가 사뭇 현실적이고 적나라하게 묘사됐다. /eujenej@osen.co.kr
[사진] '부산행'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