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 지난 17일 종영된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와 공심 역을 맡아 열연했던 민아는 이런 점에서 묘하게 닮은 구석이 많다. '미녀 공심이'는 첫 방송에서 8.7%를 얻었지만, 20회인 마지막회에서는 무려 15.1%의 시청률을 얻었다.
민아 역시 마찬가지. 2010년 걸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한 후 2011년 MBN '뱀파이어 아이돌'을 시작으로 연기돌 행보에 들어선 민아는 드라마 '주군의 태양', MBC '달콤살벌 패밀리' 조연으로 활약했다. 또 영화 데뷔작인 '홀리'를 통해 제 13회 광주국제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기도.
이렇게 천천히 연기력을 갈고닦았던 민아는 첫 지상파 주연작인 '미녀 공심이'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민아 덕분에 주말 안방이 즐거웠던 것이 사실. 이에 시청자들은 민아 아닌 공심은 상상할 수 없다는 평가를 전하기도 했다.
종영 후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민아는 걸스데이 멤버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처음엔 다들 웃었다. 첫 주연이라고 나왔는데 '쟤 누구야?'라는 식이었다. 다들 'ㅋㅋㅋㅋ'라는 메시지만 보내더라"라며 "그렇게 처음에는 웃더니 나중에는 다들 빠져들어서 봤다. 멤버들 뿐만 아니라 지인들도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그렇게 얘기를 해줘서 고맙고 용기를 많이 얻었다"라고 대답했다.
지금이야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연기 병행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됐고, 민아 역시 결과적으로는 성공을 한 케이스이기는 하지만 가수 활동도 바쁜 와중에 왜 굳이 연기를 하게 된걸까.
이에 대해 민아는 "처음에는 궁금함이었다. 저는 노래를 하는 사람이라 연기는 저와 상관이 없는 분야인 줄 았았다. 그런데 제의가 들어왔고, '어떨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도 어려웠다. 그래서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아는 자신에게 연기 러브콜이 들어온다는 것이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2011년 연기를 처음 시작했는데, 꾸준히 차곡차곡 연기를 배웠다. 쉬는 날에도 레슨을 받았다. 물론 걸스데이 활동이 바빠서 정기적으로 레슨을 받진 못했지만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민아는 연기를 시작할 때 아이돌들이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래서 더 많이 준비하고, 시간날 때마다 대본을 더 많이 읽으려고 했었다고 그간의 노력을 언급했다.
걸스데이 멤버인 혜리가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응팔)로 성공을 했던 점도 자신을 채찍질하는 이유가 됐다고. 민아는 "자극이 많이 됐다. 팀 멤버에다가 동생이 너무 잘하다보니 나도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안 생길 수가 없었다"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이어 "제가 주연으로 연기를 하다 보니 이 친구(혜리)가 정말 힘들었겠구나, 하며 공감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지금은 진심으로 '정말 고생 많았다'고 다독여줄 수 있게 된 것 같다"라고 달라진 생각들을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앞으로도 제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계속 하고 싶다. 제가 갑자기 도전을 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다.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해낼 수 있는 정도에서 조금씩 다가가고 싶다. 연기라는 분야가 아직은 완전히 제 몸에 장착된 것처럼 익숙한 건 아닌 것 같아서,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겸손하게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parkjy@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