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의 연기가 '닥터스'를 포근하게 감쌌다.
김래원은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 국일병원 신경외과 교수 홍지홍 역으로 출연, 과거 제자였다가 의사가 된 유혜정(박신혜)과 병원 안에서의 달달한 로맨스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물론 여느 드라마처럼 두 사람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예상대로 많다.
당장 우선적으로는 진서우(이성경)다. 학창시절 짝사랑했던 홍지홍, 그리고 의사가 된 후 마음을 품었던 정윤도(윤균상)를 모두 혜정에게 빼앗겼다고 믿는 피해의식은 갈수록 심화됐고, 상황을 악화시켰다. 병원 원장인 아버지의 권력마저 수시로 악용한다.
정윤도(윤균상) 역시 더 발전해야할 둘만의 러브라인의 틈에 끼어들게된 캐릭터다. 윤도가 실력있는 의사임은 물론이거니와 볼수록 호감이요, 볼수록 웃게 만드는 매력 넘치는 인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남녀주인공들의 오붓한(?) 연애를 훼방놓는 존재로 부각되는건 어쩌면 시간문제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 역시 그러한 맥락이 표현됐다. 오랜 시간 좋아하며 여전히 '썸'을 타고 있다는 홍지홍에게, 예고도 없이 '훅'하고 들어온 유혜정의 애정표현. 이는 두 사람의 꽃길 연애를 누구보다 간절하게 바랐던 시청자에게 적잖은 만족감을 안겨줬다.
하지만 그 와중에 서우는 "혜정이 뇌물을 받았다"고 감사팀에 직접 신고까지 하며 자신의 악역 본분(?)에 충실했다. 그의 아버지 진명훈(엄효섭)은 또 어떤가. 국일병원의 병원장으로서 이날 온갖 '지질함'을 내비침은 물론, 과거 자신의 실수로 죽게 만든 혜정의 할머니의 의료사고에 대해 불안해했다.
홍지홍은 이 모든 상황에서, 등장만으로 보는 이를 따뜻하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특히 최근 여러 작품들에서 잇따라 보여줬던 선굵은 연기들과는 180도 다른, 능글맞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홍지홍으로의 변신이다. 그런 그를 연기해내는 배우 김래원의 존재는 충분히 인상적이다. 그러니, 이쯤되면 오는 연말 있을 SBS 연기대상에 일찌감치 김래원을 강력한 대상 후보로 올려봐도 좋지 않을까. / gato@osen.co.kr
[산독] '닥터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