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석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난 듯하다. 시크하면서 섹시한 강철 캐릭터가 그에게 딱 맞는 모습이다. ‘W’ 첫 방송부터 이미 캐릭터와 하나가 된 듯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 이종석, 또 하나의 대표작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이종석이 출연하는 드라마는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는데 그 중에서도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너목들’은 시청률이 20%를 넘기는 놀라운 성적을 남겼고 이종석이 맡았던 박수하 캐릭터도 많은 드라마팬들이 기억하고 있다.
당시 이보영과 차진 케미스트리로 때론 달달하고 때론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만들어 실제 10살의 나이차도 잊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소년 박수하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그해 SBS 연기대상에서 우수상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W’의 강철 캐릭터를 만났는데 이 캐릭터가 범상치 않다. 18세의 나이에 올림픽에 첫 출전해 금메달을 따고 명문대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해 벤처 기업을 세웠는데 이 벤처 기업이 시가 총액 1조5000억 원에 달한다. 이뿐 아니라 8000억 원의 자산을 소유한 청년재벌이다.
그야말로 어느 드라마에서도 볼 수 없었던 드라마틱하고 완벽한 캐릭터다. 아무래도 ‘W’라는 드라마가 웹툰 속 인물을 다루는 드라마라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종석은 이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해주고 있다. 단 1회 방송이었지만 역시 ‘믿고 보는’ 배우였다.
이날 방송에서 이종석은 올림픽 사격 권총 금메달리스트부터 가족을 살해한 용의자로 자살까지 시도했다가 벤처 기업을 세워 청년 재벌이 된 것까지 변화무쌍한 강철 캐릭터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그리고 입체적으로 소화했다. 사실 강철이 상당히 만화적인 인물이라 과해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 이종석이 너무 튀어 보이지 않게 적절하게 잘 표현하고 있어 시청자들이 쉽게 몰입해 볼 수 있었다.
사격선수였을 때는 선수 특유의 치밀한 행동을 표현하고 가족이 살해당해 용의자로 지목됐을 때는 억울함과 가족을 잃은 슬픔, 폐인이 돼 초점 잃은 눈빛 등 모든 감정을 그려냈다. 이뿐 아니라 청년재벌이 된 후에는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그리고 어딘가 능청스러운 매력까지 있는 인물로 만들어냈다.
첫 회에서 무려 세 가지 상황에 놓인 인물을 매끄럽게 잘 연결시켜 연기하며 강철을 매력적인 인물로 표현하고 시청자들의 몰입도까지 높인 이종석. ‘너목들’을 뛰어넘어 ‘W’를 새로운 대표작으로 만들지 기대된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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