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도 미쳐 날뛰는 좀비떼를 막지는 못했다. 한국 최초의 좀비 블록버스터 '부산행'이 스포일러 경계령에도 불구하고 개봉일 역대 최다 관객인 86만명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선두로 나섰다. 유료시사까지 포함하면 개봉 하루만에 벌써 누적 관객수 140만을 돌파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개봉 첫 주말 300만을 넘어서는 것도 문제가 아니다. 공포 스릴러 '부산행'은 어떻게 스포일러의 난관을 돌파했을까.
먼저 배급사 뉴와 제작사의 빠른 대처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부산행' 측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영상이나 사진 게재 등에 조치를 취하는 중"이라며 "우리 영화는 물론, 영화라는 것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면 재미가 떨어지지 않나. 댓글 신고를 받고 있다"는 대응 방안을 밝혔다.
스포일러란 극중 주요 내용이나 반전을 미리 알려서 미관람자들의 흥미와 재미를 반감시키는 행위를 뜻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 반전 스릴러의 대명사인 '식스 센스'에서 "누가 유령이다"라고 미리 떠든 스포일러가 손꼽힌다. 알고 나면 재미가 뚝 떨어지는 것이 스릴러물의 특징이다. "범인은 누구"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경우도 악성 스포일러 가운데 하나다.
'부산행' 역시 스포일러에 약한 영화로 손꼽혔다. 부산행' 측이은 행여 영화에 대한 예비 관객들의 흥미를 떨어트리는 경우가 생길까 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배경이다. 유료시사회를 통해 영화가 먼저 공개되면서 먼저 본 관객들을 통해 결말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고,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산다"는 식의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게재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 것.
앞서 나홍진 감독의 '곡성'도 스포일러 파동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흥행에 성공한 케이스. '부산행'도 '곡성'의 전례를 따라 영화의 완성도와 스케일로 스포일러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곡성'과 '부산행'이 스포일러를 누르고 성공한다고 해서 스포일러가 어느 관객에게나 환영받을 수는 없다. 과연 '부산행' 역시 '곡성'처럼 관객들의 자발적인 스포일러 방지 노력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부산행', '곡성'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