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과 저는 영원의 동반자다. 경쟁보다도 더 잘 된 사람이 밥 한 번 사자는 얘기를 주고받았고 서로 파이팅하고 있다.”
이종석은 지난 18일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W(더블유)’의 제작발표회에서 동 시간대 방송 중인 KBS2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함틋)와의 시청률 경쟁구도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경쟁보다는 서로 격려하며 각자의 작품에 모든 것을 올인하겠다는 뜻이다.
이종석과 김우빈은 우정을 택했지만 주변인들이 그들을 그냥 놔두질 않는다. 경쟁이 생존을 보장하는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을 붙여놓고 누구 한 명이 다른 한 명의 머리 위에 서야만 속이 시원한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지난 20일 ‘W’ 첫방송 이후 이튿날인 21일 저녁까지 ‘W’와 ‘함틋’의 대결 기사가 쏟아지게 만든 것은 두 방송사의 동 시간대 편성이 부추긴 결과이기도 하다.
체력 차이가 승패를 좌우할 스포츠 종목에서 체급별로 경기를 하는 것처럼, 두 남자를 붙여놓은 이유는 ‘급’이 같다고 판단해서다. 스포츠 세계나 연예계나 마찬가지다. 경쟁사회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자기보다 더 실력자가 있으면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승자가 행복한 것도 아니다. 다음 경쟁에서도 또 이겨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이다. 모두가 스트레스와 긴장 속에 살아가는 것이다. 김우빈과 이종석도 겉으로는 웃고 넘기겠지만 경쟁을 부추기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터다.
‘W’의 지난 방송에서는 의사 오연주(한효주 분)가 웹툰 속으로 빨려들어가 만화 속 주인공 강철(이종석 분)의 목숨을 살리는 내용이 그려졌다. 현실과 웹툰을 넘나드는 드라마틱한 전개가 시선을 모았다. 또 ‘함틋’에서는 신준영(김우빈 분)과 노을(수지 분)이 서서히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담겨 애틋함을 안겼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준영과 노을의 90일 연애가 재미를 높일 전망이다.
오늘(21일) 오후 10시 ‘W’ 2회가, ‘함틋’ 6회가 방송되면 내일 또 다시 시청률을 비교하는 기사들이 경마보도를 하듯 쏟아질 것이다. 경쟁이 인간사회의 기본이지만 각각의 작품이 말하는 메시지에 집중하는 게 어떨까. ‘그 놈의 경쟁’이 사라진다면 드라마를 찍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서로가 편안할 것 같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