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순서는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일까.
2016년 여름 대전이 영화 '부산행'을 필두로 시작되는 가운데 빅4 영화들의 개봉 순서가 흥행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무엇보다 한 해 극장가 중에서 가장 시장이 크다고 여겨지는 여름 극장가이기 때문에 작품들의 흥행 결과가 영화 팬들에게도 큰 관심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우선 올해 빅4의 순서를 보면 이렇다.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부산행'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고 이후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두 번째 주자로, '덕혜옹주'와 '터널'이 나란히 마지막 주자로 개봉 순서를 결정지었다.
순서가 결정된 상황에서 어떤 영화가 유리한 고지를, 어떤 영화가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영화계 반응은 일정한 규칙이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대부분 가장 큰 시장으로 평가되는 시기는 7월 말에서 8월 초의 시장. 개봉 순서보다도 그 시장을 얼만큼 선점하느냐가 흥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는 두 번째 주자가 유리할 수도 있다는 분석 역시 있다. 첫 주자가 7월 중순 개봉해 대중의 관심을 끌고, 가장 큰 시장인 7월 말~8월 초에 두번째 주자가 주로 관객들의 선택을 받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여름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은 7월 말~8월 초이다. 그때 개봉한 영화들이 주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때문에 두 번째 영화들이 잘된 경우들도 많았다"라면서 "하지만 그것이 일관된 규칙은 아니다. 첫 주자가 큰 힘을 받아 쭉 이어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첫 주자가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아무래도 관객들의 관심이 큰 여름 시장이다보니, 관객들의 관심을 확 끌어당기는 선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첫 주자가 유리할 수도 있다. 여름이 되면 7월 초와 중반에 관객들이 극장으로 확 몰려오는 경향이 있다. 여름 대전이라는 것에 대한 궁금증도 있고 이목도 집중되기 때문에 첫 번째로 개봉하는 영화가 그런 관객들의 관심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럼 마지막 주자는 불리한걸까. 또 그렇지도 않다. 앞선 영화들의 스크린이 적어지는 시점에 시작되는 2라운드의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관계자는 "한 차례 바람이 휘몰아친 이후 2라운드가 펼쳐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게 8월 중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앞 영화들이 소강상태가 되고 그러다보면 스크린 수가 적어지지 않나. 거기에 개봉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예 성격이 다른 2라운드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어찌됐건 하나의 전제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일치했다. 영화 자체의 힘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 자체가 힘을 받지 못하면 어떤 시기에 개봉을 하더라도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관계자들은 "개봉 순서를 정할 때 전제 조건은 '영화 자체의 힘이 좋다'는 것을 깔고 가는 것이다. 어떤 전략을 내놓든, 어떤 눈치 게임을 하든, 영화 자체가 힘이 있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