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회 만으로도 충분했다. 'W'가 왜 그토록 큰 기대를 한몸에 받았는지.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의 송재정 작가가 풀어낸 스토리에 이종석x한효주의 '케미'는 시너지 효과를 이뤘다. 코믹, 로맨스, 스릴러가 여기에 다 모여 있다.
22일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W' 2회에서 오연주(한효주 분)는 자신이 웹툰 속 주인공 강철(이종석 분)을 만나고 그의 목숨을 살려준 기이한 경험을 한 뒤 혼란에 빠졌다. 웹툰과 현실이 공존하는 듯 구분된 묘한 상황에서 홀로 심각해졌다.
아버지이자 이 웹툰을 그린 오성무(김의성 분)와 대화 중 오연주는 "그러게 왜 쓸데없는 짓을 했냐"는 핀잔을 들었다. 그는 순간 느꼈다. 오성무 역시 강철이 생존하는 세상이 있음을 안다는 걸. "웹툰 속 강철을 죽이는 건 살인"이라는 오연주의 말에도 오성무는 "그러니까 그놈 목숨을 끊어놔야 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바로 그 때 오연주가 웹툰 속으로 다시 빨려들어갔다. 결국 그는 오성무가 그리는 전개대로 간호사가 강철에게 약물을 투여해 심정지에 이르려고 한다는 걸 알렸다. 다시 한번 강철의 목숨을 구한 셈. 강철은 앞선 사건에서 자신을 살려 준 생명의 은인 오연주와 재회해 기뻐했다.
어쩐지 자신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는 오연주에게 강철은 거듭 흥미를 느꼈다. 빤히 쳐다보며 자신의 휴대전화까지 건네며 연락하겠다고 했다. "다음에 만나면 다 얘기할 테니 오늘은 그냥 보내 달라"는 오연주에게 "다음 만남이 기대된다. 직감적으로"라며 미소 지은 강철이었다.
병원을 나온 오연주는 현실로 돌아가려고 애썼다. 하지만 시간은 급격히 빠르게 흘렀고 웹툰 속 2달이 지난 후였다. 버스정류장에서 단지 30분만 있었을 뿐인데 2달이 지났다고 하니 오연주로서는 황당한 노릇이었다. 어떻게 웹툰에 들어오고 나가게 되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앞에 강철이 다시 나타났다. 강철은 "잘 지냈어요? 지금 퇴원하고 나왔다. 2달이나 누워 있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라고 인사했다. 조금 전 그를 만나고 나온 거나 다름없던 오연주는 "별일이 있었겠냐. 30분 밖에 안 지났는데"라며 중얼거려 웃음을 자아냈다.
처음 때와 달리 오래도록 웹툰에 갇혀 있게 되자 오연주는 방법을 모색했다. 엔딩을 만들어 스스로 웹툰에서 빠져나가겠다는 것. 그래서 오연주는 옷을 사주겠다는 강철의 뺨을 다짜고짜 후려쳤다. 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묘한 어색함만 흐를 뿐이었다.
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강철의 뺨을 때리게 된 오연주는 더욱 난감해졌다. 결국 "그럼 이거?"라며 강철에게 키스했다. 웹툰이나 여러 작품 속 엔딩 장면에 키스신이 많이 나오니까. 그 결과, 드디어 오연주는 현실로 돌아오게 됐다.
따귀와 키스를 동시에 당한 강철의 감정은 더욱 묘해졌다. 홀연히 사라진 그를 뒤로하고 홀로 남은 강철은 "오연주 포스가 대단하다. 이 구역의 미친년은 바로 나야 이건가"라면서 묘한 미소를 지었다. "오연주는 내 생명의 은인이고 내 인생의 키가 될 게 분명하다"고 확신할 정도.
그러나 끝까지 달달한 것만은 아니었다. 오성무는 강철을 죽이려고 했지만 오연주 때문에 제멋대로 웹툰이 바뀌자 더욱 폭주했다. 또다시 말리는 오연주에게 "난 신이다. 내가 만든 피조물을 없애는 게 왜 살인이냐. 강철은 괴물이다. 진작 그놈을 죽여야 했다. 네가 본 건 환상이다. 잊어라"며 화를 냈다.
어쩐 일인지 오성무는 팀원들까지 해산시키며 홀로 남아 강철을 끝까지 죽이려고 했다. 트럭이 돌진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강철은 간신히 사고의 위기를 넘기고 목숨을 건졌다. 다시 한번 오성무가 그린 웹툰은 저절로 바뀌었다. 그리고 웹툰 속 강철은 오성무를 향한 듯 "당신 대체 누구야?"라고 물었다.
웃음과 달콤함, 스릴러와 오싹함까지 모두 갖춘 'W'다. 장르를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족보 없는 드라마'가 탄생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W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