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커플, 이어질 듯 이어질 듯 또 어긋나고 만다. 서로를 향한 눈길은 애틋하기만 한데, 입에선 다른 말이 나오고 몸은 또 다르게 움직인다. 술래잡기처럼 서로를 쫓고 또 쫓는 김우빈과 수지의 모습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특히 시한부 선고를 받고 수지에게 마음을 고백했던 김우빈은 짠한 모습은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자극했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는 사라진 신준영(김우빈 분)을 찾아 헤매는 노을(수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신준영과 노을은 떠들썩한 프러포즈 사건이 벌어진 후 차를 타고 거제도로 내려왔다. 순식간에 전국적인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노을은 오로지 최지태(임주환 분)가 자신의 손을 놓았다는 사실에 집착했다.
신준영이 지켜보는 가운데 슈퍼에서 술을 사 해변에서 퍼마신 노을은 만취 상태가 됐고, 그대로 최지태에게 전화를 걸어 "아저씨 다시 한 번만 다시 생각해주면 안 되느냐. 나 진짜 잘 보면 괜찮은 애다. 앞으로 잘할테니 좀 받아달라. 아저씨, 우리 사귀자"고 애원했다.
이 모습을 보고 속이 타는 건 신준영이었다. 신준영은 최지태에게 주사를 부리는 노을의 손에서 휴대폰을 낚아 채 바다에 던져버렸고, "너 때문에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왔는데 네 눈에 나는 안 보이느냐"고 소리를 쳤다. 이후 그는 술에 취해 바닷속에 들어가는 노을을 들쳐업고 나와 민박집에 뉘였고, 토사물로 가득한 옷을 갈아입혔다. 직접 노을의 옷을 빨기도.
신준영의 진심어린 태도는 다음날 깨어나 술에 취했던 어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노을의 기억이 복기되는 순서대로 플래시백됐다. 노을은 신준영이 쓰러졌던 자신을 밤새 보살핀 일이나 추운 겨울 맨손으로 더럽혀진 자신의 옷을 빨고, 누워있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나 어떡하느냐. 나한테 등 돌리고 누운 저 '또라이'가 나한테 눈길 한 번 안 주고 저 버리고 간 후진 놈한테 매달릴 때 어떻게 해야하느냐? 그래도 내가 명색이 신준영인데"라고 독백을 했던 것까지 기억해냈다.
결국 미안한 마음이 든 노을은 서울에서 택시를 타고 다시 거제도로 내려갔고, 하루종일 연락두절 상태인 신준영을 찾아다녔다. 민박집에 들어갔다 신준영이 갈만한 곳을 직감한 그는 이튿날 첫배를 타고 섬으로 갔고, 거기서 홀로 앉아있는 신준영을 만났다.
반가움도 잠시, 신준영의 태도는 차가웠다. 자신을 보고도 별다른 반응이 없는 신준영에게 노을은 "너 혹시 이게 다 꿈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꿈 아니야, 나 을이 맞아. 너 찾아서 내가 여기까지 온 거다"라고 당당하게 외쳤다. 하지만 신준영은 그런 그를 외면하며 "가라. 가라고. 꺼지라고, 내 눈앞에서"라고 말하며 독설을 날렸다.
지난 밤까지만 해도 노을에게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신준영에게 무슨 일이 생긴걸까? 서로에게 첫사랑이었던 두 사람이 언제쯤 마음을 확인하게 될지 시청자들은 기다림과 기대를 표하고 있다. 멀어지려 해도 다시 돌아와 애틋해지고 마는 신준영과 노을의 앞날에 달콤한 로맨스가 기다리고 있기를 기대해 본다. /eujenej@osen.co.kr
[사진] '함부로 애틋하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