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다. 함부로 애틋하다. 김우빈의 눈에서 읽히는 진심이 그렇고, 점점 빠져드는 수지의 모습이 그랬다. '함부로 애틋하게'라는 제목이 기막히게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 연출 박현석 차영훈)가 신준영(김우빈 분)과 노을(배수지 분)의 로맨스 전개에 따라 재미에 탄력을 받았다. 준영이 노을에게 공개적으로 프러포즈를 했지만, 노을은 그의 앞에서 대놓고 최지태(임주환 분)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등 엇갈린 관계가 인상적이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함부로 애틋하게' 6회에서는 로맨스가 급물살을 탔다. 5회에서 준영은 자신의 콘서트장에서 노을에게 마음을 고백했고, 함께 도망쳤다. 하지만 노을은 준영의 고백보다는 지태가 자신을 거절했다는 것에 신경 썼다. 준영의 앞에서 술을 마시고 지태에게 전화를 걸어서 한 번만 다시 생각해 달라고 말하는 그녀였다.
준영과 노을, 그리고 지태의 관계는 확실히 복잡하게 얽혀 있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를 떠나서 최현준(유오성 분)과 윤정은(임주은 분)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누구 하나 서로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다. 그래서 세 사람의 관계가, 서로를 보는 눈빛이 더 애잔하고 아프다. 작품의 제목이, 세 사람의 사랑이 더 애틋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그래서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 노을을 향해 진심을 고백하는 준영의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술에 취해 잠들었던 노을이 잠결에 신준영과 눈이 마주친 후 등을 보이며 돌아눕자, 준영은 "나 어떻게 하냐 노을. 나한테 등 돌리고 누운 저 또라이가 나한텐 눈길 한 번 안 주고 저 버리고 간 후진 놈만 찾는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해? 그러지 말라고 달래볼까? 자꾸 그러면 때릴 거라고 협박할까?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게 분명하니까 내일 당장 병원에 끌고 갈까? 아니면 내 고백이 너무 늦었나보다. 다 포기하고 그놈한테 보내줄까"라고 진심을 고백했다. 말하지 못하는 진심 때문에 겉으로는 노을을 함부로 대하지만, 여전히 노을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준영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 장면에서는 김우빈의 대사와 눈빛, 돌아누운 수지의 눈빛까지 아름다운 합을 이뤄냈다.
준영이 이 고백신은 두 사람의 로맨스 전개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까칠한 톱스타 준영의 속내를 알 수 있는 장면이다. 노을을 다시 10년 전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되돌리고 싶은 '츤데레' 준영의 애틋한 순애보다.
결국 '함부로 애틋하게'는 차가운 겨울과 따뜻한 봄이 공존하는 작품이라 더운 여름에도 잘 어울리는 정통 멜로다. 신준영과 노을의 애틋한 멜로에 담긴 진심이, 그래서 더 시청자들에게 진하게 다가온다. /seon@osen.co.kr
[사진]KBS 2TV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