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행'이 개봉 이틀 만에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운 가운데 개봉 전부터 온라인을 뒤덮었던 스포일러 논란이 오히려 약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부산행'은 지난 21일 하루 동안 약 66만(영진위 기준) 명을 동원하며 개봉 이틀 만에 누적 관객수 200만을 넘어섰다.
개봉 전 유료 시사를 진행하면서 누적 관객수가 올라간 것은 맞지만 어찌됐건 이틀 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선 것은 '명량'의 기록을 넘어선 것. '명량'은 개봉 3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속도라면 천만 관객도 노려봄직 하다.
이와 같은 영화의 돌풍에는 영화 자체의 힘도 있겠지만 온라인을 강타했던 스포일러 논란이 오히려 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영화 '곡성' 역시 스포일러 몸살에 시달렸지만 이것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흥행으로 이어지기도 했었다. '부산행' 역시 마찬가지.
이에 '부산행'의 메가폰을 잡은 연상호 감독은 최근 OSEN과 만나 "스포일러 논란을 오히려 재밌게 해석하시면서 영화에 도움을 주신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영화를 본 이후에 뭐는 어떻더라, 이렇게 말하시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악의적인 스포일러가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오히려 관객분들이 그런 악의적인 스포일러에 분노하셔서 빨리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주신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실제로 온라인에는 '부산행' 스포일러가 논란이 되자 네티즌이 자체 제작한 스포 방지 패러디 포스터가 게재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 스포일러 한 게 너냐" 등의 패러디 포스터는 관객들의 자정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
이에 대해서도 연상호 감독은 "자체 스포 방지 패러디 포스터가 나온 것도 봤다. 스포일러 논란을 오히려 재밌는 방법으로 도움이 되게끔 만들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할 뿐이다"라면서 "우리가 그렇게 디자인하거나 의도한건 아닌데 관객분들의 자정 능력이 좋은 역할을 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 trio88@osen.co.kr
[사진] '부산행'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