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행'의 돌풍이 거세다.
'부산행'은 지난 22일 하루 동안 약 73만명(영진위 기준)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280만 명을 넘어섰다. 정식 개봉 3일 만에 이뤄낸 쾌거다.
그만큼 '부산행'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관객들이 미처 몰랐던 '부산행'의 비하인드 스토리 다섯가지를 꼽아봤다.
#첫 번째 감염자..그 정체는?
'부산행'을 본 관객들이라면 극 중 등장하는 첫 번째 감염자의 존재감을 잊지 못할 것이다. 부산행 KTX를 재난으로 몰고 간 원흉이자 압도적 존재감을 뽐낸 감염자이기 때문.
감염 탓에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관객들이 긴가민가하는 이 첫 번째 감염자는 바로 배우 심은경이다. 눈썰미가 좋은 관객들이라면 바로 알아차렸을터.
심은경의 '부산행' 출연은 '부산행'의 프리퀄 격인 애니메이션 '서울역' 출연 인연으로 성사됐다. '서울역'은 지금의 '부산행'을 있게끔 만든 작품. 연상호 감독은 '서울역' 프로젝트를 먼저 떠올렸고 이를 확장시킨 실사버전이 '부산행'이다.
'서울역'에서 심은경은 가출소녀 혜선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으며 그 인연으로 '부산행' KTX 열차에 탑승할 수 있었다.
#공유와 김수안..사실은 부녀(父女)아닌 부자(父子) 관계였다?
'부산행'을 이끄는 석우(공유 분) 캐릭터가 KTX에 몸을 싣게 된 건 딸 수안(김수안 분) 때문. 생일을 맞아 부산에 사는 엄마를 보고 싶다는 딸의 간청에 부산행 열차를 타게 된 것이다.
좀비와의 사투 속에 딸을 지키려는 석우의 부성애, 그리고 아빠와 딸의 그 오묘한 관계는 '부산행'을 단순히 재난 블록버스터로 머무르게 하지 않고 드라마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사실 처음 시나리오에는 부녀 관계가 아닌 부자 관계로 설정돼 있었다. 그러나 아역배우 김수안을 본 연상호 감독은 김수안을 꼭 캐스팅하고 싶었고 때문에 부녀 관계로 급히 설정을 변경했다는 후문이다.
#좀비 목소리..잘 들어보세요
'부산행'에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는 바로 좀비. 영화에는 수없이 많은 감염자들이 등장한다. 무시무시한 감염자의 비주얼은 물론, 감염자의 으스스한 목소리들 역시 '부산행'을 긴장감 있게 만들어주는 이유 중 하나.
그런데 이 중에 깜짝 목소리가 등장한다. 바로 '부산행' 메가폰을 잡은 연상호 감독의 목소리. 좀비 목소리 중에는 곳곳에 연상호 감독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좀비 연기인 탓에 이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지만.
#마동석과 정유미, 사실은 연상연하?
석우가 극을 이끌지만 '부산행'의 인기 캐릭터는 뭐니뭐니해도 상화(마동석 분)일터. 상화는 좀비를 맨주먹으로 때려잡을 만큼 굉장히 마초적인 캐릭터이지만 아내 성경(정유미 분)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사랑스러운 캐릭터 중 한 명이다.
원래 상화와 성경의 설정은 연상연하였다. 성경이 연상, 상화가 연하였으며 귀여운 이미지가 강했지만 박주석 작가와의 이야기 끝에 상화는 유쾌하면서도 마초적인 캐릭터로 바뀌었다.
#'곡성'과 '부산행'의 연결고리?
전혀 다른 듯 보이지만 '부산행'은 '곡성'과의 연결고리를 지니고 있다. 무엇이 비슷할까 생각해보면 바로 좀비다.
'곡성'에 좀비가 어디 등장하나 싶겠지만 잘 생각해보면 한 장면, 좀비가 등장한다. 좀비라고 정확히 정의되어있진 않지만 좀비의 움직임을 보이는 인물이 등장하는 건 사실이다.
이 인물의 움직임을 만든 안무가가 '부산행'에도 참여했다. 실제로 연상호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나홍진 감독이 워낙에 철저하게 준비를 하시는 편이라. 이 자리를 빌려 연상호 감독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을 정도. / trio88@osen.co.kr
[사진] '부산행'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