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유진 기자] 인터넷 상에 범람하는 '부산행' 스포일러도 미쳐 날뛰는 좀비떼를 막지는 못했다. 개봉 4일만에 무려 410만 관객을 동원했고 온갖 흥행 신기록을 모두 다시 쓰는 중이다. 스포일러에 취약한 호러 스릴러 장르임에도 '부산행'이 흥행 광풍을 일으켰다는 것은 영화적 재미와 완성도가 그만큼 높은 까닭으로 풀이된다.
'부산행'의 메가폰을 잡은 연상호 감독은 최근 OSEN과 만나 "스포일러 논란을 오히려 재밌게 해석하시면서 영화에 도움을 주신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영화를 본 이후에 뭐는 어떻더라, 이렇게 말하시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악의적인 스포일러가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오히려 관객분들이 그런 악의적인 스포일러에 분노하셔서 빨리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주신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스포일러란 극중 주요 내용이나 반전을 미리 알려서 미관람자들의 흥미와 재미를 반감시키는 행위를 뜻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 반전 스릴러의 대명사인 '식스 센스'에서 "누가 유령이다"라고 미리 떠든 스포일러가 손꼽힌다. 알고 나면 재미가 뚝 떨어지는 것이 스릴러물의 특징이다. "범인은 누구"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경우도 악성 스포일러 가운데 하나다.
이와 같은 영화의 돌풍에는 영화 자체의 힘도 있겠지만 온라인을 강타했던 스포일러 논란이 오히려 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영화 '곡성' 역시 스포일러 몸살에 시달렸지만 이것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흥행으로 이어지기도 했었다. '부산행' 역시 마찬가지.
또 배급사 뉴와 제작사의 빠른 대처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부산행' 측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영상이나 사진 게재 등에 조치를 취하는 중"이라며 "우리 영화는 물론, 영화라는 것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면 재미가 떨어지지 않나. 댓글 신고를 받고 있다"는 대응 방안을 밝혔다./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