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인생 캐릭터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 마치 운명과도 같은 만남이다. 반대 역시 마찬가지. 캐릭터가 배우를 잘 만나 더 큰 사랑을 받는 경우가 있다. 배우 류준열의 경우가 그렇다.
류준열은 지난해 11월부터 2달간 전파를 타 전국적인 신드롬을 낳은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김정환을 연기했다. '개정팔'로 불리긴 했지만 공부 면에서는 뒤쳐지지 않는 인물.
특히 '츤데레' 매력으로 안방 여심을 사로잡은 캐릭터였다. 덕선(혜리 분)을 좋아하지만 티를 내지 않고, 툴툴거리면서도 남몰래 그를 챙겨주는 정환을 보며 여성 시청자들은 설레였다.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류준열이 연기한 정환의 인기는 대단했다. 정환을 류준열이 연기했기에 가능한 신드롬이었다. 정환과 류준열의 만남은 팬들에게도 운명적이었다.
그런 류준열이 '응팔' 이후 차기작으로 선택한 건 MBC '운빨로맨스(이하 운빨)'였다. 황정음과 캐스팅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그 작품이다. 여기서 류준열은 천재적인 두뇌로 게임회사를 이끄는 제수호를 맡았다.
제수호 역시 '츤데레'의 정석이었다. 냉철한 성격으로 '냉미남'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그래서 나중에 심보늬(황정음 분)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애정꾼'으로 변하는 모습은 더욱 흐뭇하고 '심쿵'했다.
마찬가지로 류준열이 연기했기에 그 맛은 더 살아났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까지 더해져 제수호가 가진 매력이 배가했다. 시청률은 다소 아쉬웠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어남류(어차피 남은 건 류준열)'였다.
'응팔'에 이어 '운빨'까지, 정환과 수호는 류준열이라는 배우를 만나 매력만점 캐릭터로 거듭났다. 캐릭터가 안성맞춤 배우를 입었을 때 나오는 시너지효과가 바로 이것이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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