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를수록 더 멋있고 아름다운 남자가 있다. 지난 1994년 영화 ‘젊은 남자’로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이름 알린 배우 이정재가 그 주인공이다. 매 작품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그가 많은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아이돌 가수 못지않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이정재는 24일 오후 방송된 OBS 토크쇼 ‘명불허전’에 출연해 개봉을 앞둔 영화 ‘인천상륙작전’ 촬영 에피소드부터 자신만의 가치관 등을 털어놓으며 인간미를 드러냈다.
이정재는 처음으로 작업한 배우 리암 니슨에 대해 “촬영장에서 같이 연기할 때 굉장히 느낌이 좋았다”며 “일찍 오셔서 작은 것까지 직접 준비를 하시더라. 맥아더 역의 가발도 직접 가져오셨다. 사실 교감을 나눌 만큼 긴 장면은 아니었지만 그 분의 애티튜드를 보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던 한국전쟁 시대를 어떻게 준비했냐’는 질문에 “참고 서적이나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게 됐다. 영화사에서도 워낙 꼼꼼하게 준비를 해주셔서 보기도 했고, 필요한 것은 제가 따로 찾아서 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통해 (많은 분들이)역사적인 사실을 좀 더 잘 아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재는 이어 “제가 거짓말을 최대한 안하는 편이다. 선의의 거짓말을 조금씩 하긴 하지만.(웃음) 상대방에게 용기를 주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 빨리 이겨내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저와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거짓말을 안 한다. 나중에 구차한 변명을 하는 제 모습이 싫어서다. 그게 연기와도 연관성이 있는 것 같긴 하다. 그렇다보니 캐릭터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려 하는, 잔가지보다 굵은 가지로만 표현하려는 게 같은 맥락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정재는 “솔직히 제가 큰 욕심은 없다. 큰 득과 실이 아니면 상대방을 배려하는 편인 것 같다.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기본적인 마음가짐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인 욕심보다 작품 전체의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예전에는 연기를 더 잘하고 싶고 멋있게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그 욕심이 곧 들키더라. 제 자신이 부끄럽고 창피해서 연출자의 의도를 생각하면서 팀플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연출이라면 연기자가 굳이 나서서 무엇을 하지 않아도 잘 된다. 같이 머리를 맞대서 수정해나간다. 연출을 돋보일 수 있게 하는 게 연기가 더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촬영 전에 회의를 더 자주한다”고 촬영 전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서는 “제 색깔과 작품 속 캐릭터의 색깔과 잘 맞는지 살핀다. 그래야지만 꾸미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듯하다. 2년에 세 편 정도 하고 그게 제일 적당한 것 같다.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20년 이상 연기를 지속한 비결에 대해 “모두가 다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 편안하고 즐겁게 일하자는 마음이다. 하지만 예의를 지키지않는 사람과는 같이 일하기 어렵고, 못 견뎌하는 부분이 있다”며 “작품에 따라 대중의 사랑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 같다. 하지만 노력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면 그 편차가 심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정재는 앞으로 이순재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 여러분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의미로 더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purplish@osen.co.kr
[사진] O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