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왁스 "어쩌다 '10년 절친' 됐냐면요"[절친인터뷰①]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07.25 07: 55

홍석천과 왁스, 이 익숙하지 않은 조합이 최근 KBS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 '해피투게더3',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등에 잇따라 동반 출연하며 연예계 대표 '절친'임을 공론화했다. 활동 분야가 다른 탓에, 공통 분모라고는 도통 없을 것만 같았던 두 사람은, 굴곡 한 번 없는 친구 관계를 무려 10여년째 이어오는, 자칭타칭 '영혼의 동반자'였다.
홍석천이 운영하는 이태원의 레스토랑 '마이 스윗'에서 인터뷰를 위해 OSEN과 만난 두 사람은 시작부터 귀엽게 옥신각신이다. 인터뷰인데 사진 촬영을 못듣고, 민낯으로 나온 왁스를 보고, '사진도 찍어야지, 그렇게 오면 어떡하냐'며 왁스를 타박(?)하고 나선 것. "민낯으로 사진을 찍을 수 없다"며 걱정하는 왁스를 홍석천은 기자와 함께 설득시켜, 카메라 앞에 세우는 데 성공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두 사람의 이런 막역한 절친의 모습은 계속됐다.
-두 분은 언제 처음으로 만났나요?

왁스: 지인이 이태원에 맛있는 집이 있다고 해서 갔어요. 태국 음식을 하는 '마이 타이'라는 곳이었죠. 거기에서 (홍)석천 오빠를 처음 만났어요.
홍석천:(이하 홍) 너가 나 엄청 싫어했잖아?
왁스: 싫어한 건 아니지, 그냥…거부감?(웃음) 그게 아마 10년쯤 전이죠.
-그럼, 그 거부감을 뚫고, 제대로 친해진 계기 같은 게 있나요?
왁스: 오빠가 '왁스가 왔네'라며 너무 잘해줬어요. 서비스도 주고, 옆에 앉아서 이야기하고, 그때만 해도 솔직히 '왜 이렇게 친한 척 하지?'라고 생각했죠.(웃음) 제가 은근 낯가림이 심하거든요. 근데 한 2번, 3번쯤? 그렇게 만나다가 내가 모든 걸 놓게 됐어요. 완전 무장해제를 한 거죠. 그 때부터는 정말 맨날 보는 사이가 됐어요. 몇 년 동안 종일 붙어있었죠. 잠만 따로 잤어요.(웃음) 관계의 위기요?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홍: 제 인맥들이 왔다가 사라지고, 또 왔다가 사라지고 해요. 근데 혜리(왁스의 본명)는 한결 같았죠.
왁스: 질투가 없어서 그래요. 다른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는 거에 대해서 질투가 아예 없어요. 인간 관계는 욕심을 부리는 순간, 깨질 수 있어요. 전 알았죠. 딴 사람이랑 놀다가도, 그러다 말 거라는 걸요.(웃음) 그러다가 오빠는 또 저를 찾아왔죠.
-홍석천 씨는 연예계 대표 마당발이잖아요. 왁스 씨와 더 각별해진 이유가 있어요?
홍: 얘(왁스) 노래를 너무 좋아해요. '화장을 고치고'(왁스 2집 타이틀곡, 2001)가 한동안 제 18번이었고, 그 다음은 '부탁해요'(왁스 3집 타이틀곡, 2002)가 18번이었어요. 계속 얘 노래를 너무 좋아하는, 진짜 팬이었죠.
왁스: 초반에 정말 잘해줬어요. 오래갔죠. 그 왁스빨.(웃음)
홍: 질투는 오히려 제가 했어요. 얘가 (윤)건이네 카페 가서 부르마블(보드게임) 한다고 하면, 엄청 질투했어요. 가서 늦게까지 놀다오고 이러니깐. 나중에는 다 이해했지만요.
-여행이라는 게 연인끼리 가도 싸우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잖아요. 왜 함께 가는 거죠?
왁스: 코드가 맞아요. 웃음 코드, 먹는 코드 같은 것들. 여행 갔을 때, 나는 이거 하고 싶고, 이 사람은 저걸 하고 싶으면, 트러블이 생기잖아요. 좋아하는 게 비슷해요. 여행 가서는 먹는 게 중요한데, 태국 음식을 오빠가 너무 좋아하고, 또 조예도 깊어요. 직접 이태원에서 '마이 타이'라는 음식점도 하고 있기도 하고…여행도 여행이지만, 오빠는 사업 아이템에 대한 서칭도 함께 해요. '맛있는 데 있으니 가볼래?' 해서 따라가면, 거기서 전 맛있는 걸 먹고, 오빠는 간 김에 비즈니스 구상도 하죠.
홍: 난 돈을 벌 궁리, 얘는 진짜 먹을 궁리를 해요.(웃음)
-여행가면 항상 붙어 다녀요? 아님 각자 다녀요?
왁스: 항상 같이 다녀요. 따로 다니는 걸 오빠가 싫어해요.
홍: 내가 의외로 혼자 다니는 걸 무서워한다니깐요.(웃음)
-여행 파트너로는 서로 어때요.
왁스: 여행할 때는 불편한 사람이랑 가는 게 싫어서 혼자 가기도 하거든요. 우리네 일이라는 게 늘 맞춰야 하는 게 많아서, 여행까지 가서도 누구를 배려하는 게 사실 귀찮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거든요. 근데 오빠랑 갈때는 그런게 전혀 없어요. 완전 편하고, 24시간 동안 깔깔대다가 돌아오죠.
홍: 돌아다니면 바빠요. 이거 먹고, 저거 사고 그러느라고요. 제가 쇼핑하는 거랑, 얘가 쇼핑하는 게 전혀 달라요. 전 그림 같은 굵직한 걸 사는데, 얘는 비누, 소쿠리, 이런 작은 걸 세트로 사요. 분명 한국에 있는 거 같다고 말해도…그걸 몽땅 사와요. 그걸 사는 걸 보면, 별일도 아닌데, 그냥 그게 다 웃겨요.
왁스: 맞아요. 같이 있으면 별 게 아닌데 웃겨요. 수영장에도 제가 보통 사람들과 다른 복장으로, 예를 들면 밀집 모자를 쓰고 내려가면, 또 그걸 보고 우리끼리 막 깔깔 웃어요.
홍: 언젠가 엄청 파인 비키니를 입고 왔길래 '이런 거 입을 줄도 알아?' 이랬더니, '외국에서만~' 이라고 했죠. 그러더니 막상 사진을 찍어준다면서 취하는 포즈는 쩍벌 자세인거죠. 거기서 또 한 번 빵 터졌어요.
-여행을 같이 간다면, 어떤 사람이 좋을까요.
왁스: 막상 가보기 전까지는 절대 몰라요. 아무리 친해도, 여행 가보면 틀어지는 경우도 있잖아요.
홍: 조합이 맞아야죠. 전 얘를 끌고 다니는 편인데, 귀찮아 하다가도 막상 도착하면 좋아해요. 제가 얘 취향을 좀 알거든요. 취향이 맞고, 성향을 알면, 여행 파트너로 좋지 않을까요.
[절친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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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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