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행’의 재미는 도망칠 곳 없는 부산행 KTX에 좀비들과 사람들이 함께 타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그런 만큼 영화의 대부분이 KTX에서 진행된다. ‘부산행’의 배경이 된 KTX에 대한 소소하고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주연배우 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봤다.
◆ 정유미 “대부분 세트에서 촬영..실제 KTX 탈 때 섬뜩해”
‘부산행’에서 기차 신은 대부분 세트에서 촬영됐다. 실제 KTX와 영화 속 KTX를 실제처럼 구현한 장본인은 바로 이원목 미술 감독이다. 직접 열차를 타고 서울-부산을 수십 번 왕복하며 모형 열차를 디자인했다. 그렇게 만든 디자인을 이원목 미술감독과 미술팀은 열차 칸을 총 5칸으로 줄여 일반실과 특실을 만들어내며 완벽한 세트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배우들은 실제와 같은 공간에서 마음껏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성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정유미는 “기차 내부 신은 대부분 세트장에서 촬영했어요. 아침에 들어가서 오후 6시에 마무리됐어요 출근하고 퇴근하는 것처럼 시간을 넘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그리고 거의 시나리오 순서대로 촬영도 진행돼서 감정의 연결이나 신들의 연결도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세트에서 오래 촬영하다 보니 실제 부산행 KTX를 탔을 때 괜히 섬뜩한 기분을 느낄 때도 있죠”라고 세트장 촬영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 마동석 “세트 안 찜통…. 좀비들 피 끈적거려 고생”
그렇다면 세트의 환경은 어땠을까. 정교하게 세트가 구현되긴 했지만 세트 안은 찜통 그 자체였다. 거기에 더해 배우들은 전부 긴 옷을 입고 있다. 마동석은 스카프를 최우식은 야구점퍼를 입고 사우나 같은 세트 안에서 촬영에 임했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 세트 안에서 좀비들과 살과 살을 맞대는 액션 신을 펼쳐야 하는 마동석의 고생은 두 배였다. 마동석은 “제가 좀비들 목을 꺾는 장면이 몇 번 나와요. 근데 사실 좀비들 피 분장이 설탕물이거든요. 그게 더우니까 점도가 높아져서 달라붙어요. 좀비 목을 딱 꺾어서 넘어가야 하는데 좀비 배우의 머리가 제 팔뚝에 붙어있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 정도로 더웠어요”라고 ‘부산행’ 촬영장의 뜨거운 열기를 떠올렸다.
◆ 최우식 “부산에 갇혀 있다시피 촬영..정말 친해졌죠”
‘부산행’은 부산이 들어가는 영화답게 세트장을 부산에 꾸렸다. 부산이 영화의 도시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부산에 설치된 세트장에서 대부분의 촬영을 소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고동락하는 배우들의 팀워크도 좋아지고 영화 속 배우들의 ‘케미’도 훌륭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행’에서 실제로 분위기 메이커를 맡은 최우식은 “부산 올로케로 촬영이 진행됐거든요. 그래서 부산에 머물면서 공유 형네 부산 집에도 놀러 가서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듣고 그런 시간이 정말 좋았죠. 덕분에 낯을 많이 가리기로 유명한 소희랑도 정말로 친해졌어요. 현장에서는 톰과 제리 같이 어울리면서 그렇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라고 ‘부산행’ 출연 배우들의 끈끈한 팀워크를 과시했다./pps2014@osen.co.kr
[사진] '부산행'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