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다. 시청자들의 호평은 쏟아지고 있는데, 시청률은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결국에는 조기종영을 택했고, 이에 그나마 있던 시청자들마저 떠나고 있는 상황. 그런데 ‘웰메이드’라는 극찬이 나온다. 이유는 뭘까.
상황은 최악의 부진이다. 간신히 유지하고 있던 시청률 4%(이하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선도 무너졌다. KBS 2TV 월화드라마 ‘뷰티풀마인드’의 이야기.
27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6일 방송된 ‘뷰티풀마인드’ 12회는 전국 기준 3.9%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SBS ‘닥터스’(18.7%), MBC ‘몬스터’(11.3%)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럼에도 드라마에는 좋은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의 댓글을 여론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대부분이 호평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의문이다. 왜 호평은 늘어가고 시청률은 내려갈까. 이 작품에 대해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 역시 ‘작품은 정말 웰메이드인데, 시청률이 저주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한다.
이 작품은 신경외과 의사 이영오(장혁 분)와 교통 순경 계진성(박소담 분)이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환자들의 기묘한 죽음에 얽히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감성 미스터리 메디컬 드라마다. 강한 몰입감을 자랑한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는데, 이 같은 점이 치명적인 단점으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간에 유입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 장치들이 부족하고, 전개와 설명이 친절하지는 않다는 것이 결정적이다.
메디컬 드라마에 스릴러적인 요소를 섞어내면서 드라마가 주는 인상이 꽤나 임팩트있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런데 이 같은 강점을 오래 끌고 가지 못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들로 긴박해야하는 전개에 초를 친 것. 웰메이드라고 부르기에는 박소담이 연기하는 계진성 역할이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경찰서 교통과 순경인 진성이 자신의 영역이 아닌 구역에 자꾸 넘나들며 내사를 진행하고 결국에는 형사가 되는 과정, 이영오와 서로 사랑에 빠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상황들이다.
시청률에 허덕이다가 결국 작품에 칼을 대는 초강수를 택한 것도 저조한 시청률에 한 몫 했다. 쏟아지는 비난과 혹평에도 불구, ‘웰메이드’라며 의리를 지켜준 시청자들마저 등을 돌리게 된 것. 드라마 편성의 축소에 따라 전개와 스토리에는 변동이 생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애초 기획했던 이야기들을 축소해 담아야하니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역시 당연하다. 이에 나름 웰메이드라며 애정을 가지고 시청해준 이들은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그나마 있던 시청자들을 외면해버린 꼴이다. 그럼에도 남아 있는 시청자들이 작품에 대한 호평을 내놓으며 의리를 지켜가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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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