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천만 공식이 탄생할까? 베스트셀러 원작과 '열일'하는 여배우 손예진, 그리고 한국 멜로 드라마의 전설 허진호 감독이 뭉쳐 깊이있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손예진은 2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덕혜옹주'(허진호 감독)의 언론배급시하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너무 영화를 보면서 울어서 내 영화를 보면서 한 번도 울어 본 적이 없는데 이 영화를 오늘 처음 봤는데 지금 정신없이 수정 메이크업을 하고 오느라 무슨 정신인지 모르겠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실제 손예진은 눈물을 너무 많이 흘린 탓에 이를 수습하느라 기자간담회에 조금 늦었다. 그만큼 영화의 감동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덕혜옹주'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삶을 그린 작품. 고종의 딸 덕혜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일본 유학에 간 후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던 그의 드라마틱하게 극화했다. 권비영 작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손예진이 덕혜옹주 역을 맡았으며, 박해일이 평생 그를 돕는 조력자이자 독립운동가 김장한 역을 맡았다.
허진호 감독이 '덕혜옹주'를 영화화한 계기는 다큐멘터리였다. 그는 "내가 덕혜옹주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한 게 굉장히 오래 전이다. 7,8년 전이다. TV에서 다큐멘터리를 보고 난 후였다"며 "(덕혜옹주는) 어렸을 때는 이 시대 아이돌 같은 존재였다. 고종이 환갑에 낳은 딸, 나라를 빼앗긴 상태에서 백성들이 덕혜옹주를 아이돌처럼 좋아하고, 모든 행동들 기사화됐다. 그렇게 사랑 받는 인물이 정신이 이상해지고, 비참하게 그런 상황에서 귀국하는 장면이 머릿속에 남았다. 어떻게 영화를 할까 고민하는 상황에서 덕혜옹주 소설이 나왔다"고 배경을 밝혔다.
손예진은 노인이 된 후를 연기하기 위해 노인 분장을 하기도 했다. 그는 노역에 대해 "나도 걱정이 많았다. 분장을 여러 번 해봤고 자칫 보기 이상하고 억지스럽지 않게 붙이거나 그러지 않고 자연스러운 주름으로 하는 방법이 있더라"고 경험을 밝혔다.
이어 박해일은 극 중 한 장면을 "여름 시장에 어울리는 장면"이라고 소개하며 "'괴물' 때 첫 총질만 하다가 이번에 제대로 총을 배워 쏴본 경험이 좋았고, 김기자 시간이 흘러 역할을 했을 떄 다리 저는 연기를 해야했다. 지금도 약간 관절염이 남아있는 것 같다. 그리고 안경 쓰신 분 아시겠지만 센 도수를 돋보기 안경을 썼다. 캐릭터 연기를 커버하는 소품이라 생각해서 시력도 많이 떨어졌고, 영화가 잘 돼야 안과도 보내주실텐데"라고 재치있게 영화 촬영 과정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간담회 후반에는 음주운전 사고로 불참한 윤제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윤제문은 극 중 악역인 친일파 한택수를 맡았다. 허진호 감독은 "차까지 팔고 반성중인 우리 윤제문, 반성 중에 있다. 같이 자리에 못해서 좋은 연기로 반성을 보여줄 것 같다"고 그의 근황을 알렸다.
잊혀진 역사에 흥미로운 픽션을 더한 '덕혜옹주'는 여름 성수기 흥행 대결에서 선전할 수 있을까? 눈물이라는 공식과 손예진의 연기력, 감독의 연출력과 베스트셀러 원작이 빚어낸 작품이 관객들에게도 환영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