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새 멤버를 뽑기 위해서는 대국민 장원급제라도 치러야 할까.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특별히 다를 것 없는 새 멤버 투입 시도를 하고 있다. 바로 최근 들어 출연이 잦아진 양세형이 앞으로 고정 멤버로 활약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 여타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그리고 ‘무한도전’의 다른 굴러온 돌들이었던 전진·길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그림이다.
양세형이 예상했던대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무한도전’의 퍼펙트센스, 무한상사, 웹툰 특집에 이어 미국 촬영까지 합류한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 제작진은 언제나처럼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시점이 올 때까지 말을 아끼고 묵묵히 제작에 임하고 있다.
양세형은 사실상 고정 멤버라는 게 ‘무한도전’ 시청자들의 반응. 물론 이를 격하게 반대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언제나처럼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무한도전’이 지난 11년간 논란과 마주하는 사안에 있어서 이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열혈 시청자들은 대부분 두 갈래로 나뉘었다. 여론이 갈리고 뜨거운 논쟁을 하며 제작진과 멤버들의 선택을 바꾸거나 반발하는 과정, ‘무한도전’을 즐겨왔던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시청 형태다.
‘무한도전’의 움직임은 소소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번잡스럽고 크다. 프로그램이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불릴만큼 큰 인기를 누리기에 사회적인 영향력도 세고 동시에 부담감도 크다. 발자국 하나 하나가 마치 굳지 않은 시멘트 바닥에 발을 디뎠을 때처럼 흔적이 깊기에 제작진과 멤버들은 부담스럽고 안팎으로 속시끄러운 일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이 프로그램을 보며 위로를 받고 울고 웃으며 행복을 찾는 이들이 많기에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길 바라는 이들이 많다.
요사이 벌어지는 양세형을 둘러싼 제작진과 멤버들의 의사 표명 없이도 왁자지껄한 여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단순한 시청을 넘어 인터넷으로 제작진, 멤버들과의 간접적인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시청자들의 양세형에 대한 의견 개진이 활발하다. 양세형이 깐족거리면서 재치 있는 입담으로 ‘무한도전’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예능 장치가 많으면 많을수록 풍성한 재미를 안긴다는 점에서 반드시 새 멤버로 합류해야 한다는 이들이 있다. 이와 반대로 인기 무임승차라는 이유로 양세형이라는 예능인을 ‘무한도전’ 새 멤버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발도 존재한다.
지난 해 ‘무한도전’이 당장의 재미를 위한 그야말로 진짜 특집이자 새 멤버 영입으로 새 판을 짜고자 하는 두 가지 의도로 광희를 영입하는 ‘식스맨 특집’을 벌였을 때 몰고온 파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광희가 1년 넘게 시청자 사이에서 냉대와 환대 동시에 받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양세형 역시 겪고 있는 것. 광희 전에 출연 내내 무임승차 논란이 있었던 길, 그리고 길에 앞서 ‘무한도전’ 색깔과 맞지 않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전진이 그랬다.
다만 양세형의 경우 1년 전 광희와 달리 어물쩍 새 멤버로 들어오는 게 불편하다는 일부의 시선이 있어 불판을 더 뜨겁게 지피는 이유다. 따지고 보면 ‘무한도전’을 비롯한 대부분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자들이 공개 선발 과정이 아닌 제작진의 의도에 따라 별수롭지 않게 프로그램 문턱을 밟고 있는 데 말이다.
‘무한도전’은 11년간 늘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수렴해왔고, 그 속에서 성공과 실패를 했으며, 어느새 성장하기도 어느새 퇴보했다가 다시 성장해왔다. 분명한 것은 양세형이 새 멤버로 확정이 되든, 이대로 ‘반고정’의 길을 걷다가 자연스럽게 빠지게 되든 ‘무한도전’다운 시끄러운 발자취이기에 프로그램이 거대하게 흔들리진 않을 터다. 풍성한 재미를 위해, 기존 멤버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새 멤버를 필요로 하는 제작진과 기존 멤버들에게는 아쉬운 일이라고 해도 말이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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