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문, 영화에 애물단지될까 걱정했더니 역시 명불허전 연기
[OSEN=라효진 객원기자]올 상반기 연예계에는 참 사건사고가 많았습니다. 음주운전부터 성추문, 불륜설까지 있었죠. 특히 활발한 활동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 오던 배우들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이들의 자숙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사건 전에 촬영된 영화나 드라마가 피를 보게 되기 때문이죠.
다양한 작품에서 출중한 연기력을 뽐내며 주연급으로 발돋움한 배우 윤제문도 지난 5월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돼 모두를 아연실색케 했습니다. 가장 놀랐던 것은 개봉을 기다리고 있던 ‘아수라’, ‘옥자’, ‘아빠는 딸’, 그리고 ‘덕혜옹주’ 측일 텐데요. 특히 이 가운데 가장 빨리 개봉하는 ‘덕혜옹주’가 울상을 지었을 듯합니다.
‘덕혜옹주’에서 윤제문이 맡은 역할은 구한말 조국을 버린 친일파 한택수입니다. 매국노의 대명사 이완용의 수하로, 일제를 향한 무조건적 충성을 보이며 덕혜옹주를 비롯한 황실을 압박하죠. 윤제문은 어김 없이 연기 내공을 발산했습니다. 일본어 억양도 자연스러웠고, 소름이 끼칠 만큼 악랄한 미소도 여전했습니다. 일본 제국을 대변하며 실질적으로 덕혜옹주를 괴롭히는 한택수는 영화 속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입니다.
27일 열린 ‘덕혜옹주’의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에도 윤제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현재 자숙 중이기도 하고, 자칫 작품에 해가 갈까 우려가 됐기 때문에 그랬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간담회가 후반으로 치달을 때까지도 그에 대한 언급은 일언반구도 나오지 않았죠.
그러나 이 영화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은 마지막 인사와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하며 출연진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던 도중 “차까지 팔고 반성 중인 우리 윤제문”이라고 말해 회장을 당황과 폭소로 물들였습니다. 설마 그 이름이 이 자리에 나올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었죠.
허 감독은 “현재 엄청 반성 중입니다. 좋은 연기로 반성 보여 준 것 같고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박해일도 “윤제문 선배가 악의 축이었는데, 연기는 최고셨던 것 같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죠. 그러면서 “윤제문 선배의 연기를 보러 오십시오”라고 덧붙였습니다.
볼드모트(‘해리포터’ 시리즈 속 이름을 언급해서는 안 되는 캐릭터) 취급을 당할 줄 알았던 윤제문의 이름이 이날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했습니다. 동료들의 말처럼 연기만은 정말 얄밉고도 악랄하게 표현해냈죠. 그러나 아직까지 그의 얼굴이나 이름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을 듯합니다. 오는 8월 3일 개봉되는 ‘덕혜옹주’ 속 윤제문을 향한 관객들의 선택이 궁금해집니다./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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