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캐릭터’가 또 추가됐다. 인생에 있어 단 하나 최고로 꼽는다는 뜻으로 ‘인생’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는 것이 요즘 유행어 중 하나. 이런 의미로 인생 캐릭터는 배우 인생을 통틀어 가장 훌륭했고, 그를 대표하는 캐릭터라고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배우 이종석에게는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가 탄생한 셈이다. MBC 수목드라마 ‘W-두 개의 세계’(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 이하 ‘W’)의 강철 이야기다.
이종석은 ‘W’에서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 슈퍼갑부 강철 역을 맡았다. 그는 만화 같은 비주얼에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을 만큼의 부유한 인물로 설정돼 있다. 이런 비현실적 설정이 현실적으로 수긍이 되는 건 그가 극중 웹툰 세계 속 인물이라는 것이다.
드라마의 최대 장점인 멜로 케미스트리(조합)에 영화의 영상미, 여기에 송재정 작가 특유의 쫀쫀한 전개와 만화적인 상상력을 더한 설정까지 ‘W’에 열광할 포인트는 많다. 또한 이를 제대로 살리는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더해졌으니 3회 만에 수목극 정상으로 오른 이유는 충분했다.
이종석은 웹툰 속 인물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듯 강철 캐릭터를 더욱 만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모델 출신답게 훌륭한 기럭지와 비주얼은 물론, 대사나 행동 하나하나가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인물들과는 확실히 차별화가 되고 있는 것. 그의 대사와 억양에 집중해 드라마를 보면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지난 27일 방송된 3회분에서는 강철의 대사 하나하나가 신선함을 준 것은 물론, 여심을 사로잡는 포인트로 작용했다. 다른 세계에서 온 오연주(한효주 분)에게 호기심과 호감을 드러낸 부분이 바로 그것.
연주에게 경계를 모두 지워낸 강철은 “이런 질문을 설마 대답해주겠죠? 나이가 어떻게 돼요?”라고 물었다. 서른이라는 답에 “동갑이었네요, 우리”라며 웃음 지었다. 이어 “결혼은 했어요?”, “아니요”, “잘됐네”로 이어지는 대사로 설렘을 폭발시킨 것. 마지막 윙크는 화룡정점. 실제로 TNMS에 따르면, 엘리베이터 윙크 장면은 16.1%로 3회의 최고의 1분으로 기록됐다.
지금까지 ‘학교 2013’의 고남순,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수하, ‘피노키오’의 최달포, ‘닥터 이방인’의 박훈 등 어떤 작품에서든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던 이종석답게 이번에도 강철로 안방극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매작품 인생캐릭터를 경신하는 이종석의 연기 역사는 늘 성장하고 있어 더욱 눈부신 진행형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W'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