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God)들의 만남이다. 최근 신의 영역에 오른 이들에게 갓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유행 중 하나. MBC 수목드라마 ‘W’(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는 그런 갓들의 만남으로 적수 없는 수목극 정상을 수성 중이다. 판타지 장인의 극본, 영화를 방불케 하는 영상미, 배우들의 케미스트리(조합), 드라마의 최대 장점인 로맨스까지 곁들여지면서 역대급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W’는 지난 27일 방송된 3회에서 12.9%(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기준)로 수목드라마 정상에 오르는 역전극을 펼쳤다. 지난 4월 방송된 KBS 2TV ‘태양의 후예’ 이후로 수목극 전체 시청자 수가 크게 떨어졌던 바. 지난 6일 첫 방송된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가 5회(7월 20일)에서 12.9%를 기록하며 반등을 꾀했으나 잠시 주춤한 상황에서 ‘W’에게 왕좌를 내주게 됐다.
이어 ‘W’는 4회(7월 28일)에서 최고 시청률 12.9%와 동률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적수 없는 수목극 1위의 자리를 지켜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접할 창구가 다양하게 늘어난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는 시청률만큼이나 화제성도 무시할 수 없는 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W’는 7월 3주 주간 TV화제성 순위에서 드라마 비드라마 통합 1위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젊은 시청자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인기의 요인에는 다양한 요소가 모두 맞물려있다. 즉 배우, 극본, 연출 3박자가 고루 맞았다는 것. 그 무엇 하나 아쉬운 부분이 없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만화를 찢고 나와야 하는 강철 역을 연기 중인 이종석은 독특한 문어체 대사까지 쫄깃하게 살리며 여심을 강탈 중이고, 웹툰과 현실을 오가는 오연주 역을 맡은 한효주는 지금까지 선보였던 캐릭터 중에서 가장 사랑스럽다. 두 사람의 멜로 호흡 역시 본격적으로 불이 붙지 않았음에도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는 것.
여기에 판타지 장인으로 일컬어지는 송재정 작가는 그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송작가는 tvN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2013), ‘삼총사’(2014) 등에 이어 또 하나의 인생작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MBC ‘그녀는 예뻤다’로 뛰어난 뒷심을 발휘했던 정대윤 PD는 송재정 작가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과연 시각화 됐을 때 어떻게 구현될지가 관건이었는데, 지난 28일 방송된 4회분에서 강철이 만화를 뚫고 나오는 장면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연출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3박자를 고루 맞추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미니시리즈는 4회까지 봐야 그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했던가. ‘W’를 두고 적수 없는 수목극의 왕이라 칭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 besodam@osen.co.kr
[사진] MBC 제공, 'W'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