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언젠가 함께"..'무도'X정형돈, 11년 의리와 이별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7.29 12: 00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언젠가는 돌아오겠거니 싶었던 개그맨 정형돈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하차를 선언한 것. 지난 9개월간 건강상의 이유로 방송을 떠나 자택에 칩거해왔던 정형돈은 결국 '방송인 정형돈'을 만들어 준 프로그램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부담감과 이를 이해한 '무한도전'의 이별이 안타까움을 준다. 
정형돈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형돈 씨는 고정 출연 프로그램이었던 MBC '무한도전'에서 하차하기로 어렵게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무한도전'에 복귀해 정상적으로 활동하기에는 아직 건강이 완전하게 좋지 않은 상태이며,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이 희망하는 '복귀'를 무작정 미루고만 있는 것은 적지 않은 심적 부담감으로 작용했다"는 이유였다.
비슷한 시각, '무한도전'도 보도자료를 보냈다. '무한도전' 측은 "정형돈 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방송 휴식기를 가졌던 지난 9개월 동안 무한도전 제작진과 멤버들은 정형돈씨와 수시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정형돈 씨의 회복에 신경을 써왔다"며 "건강이 많이 회복된 정형돈 씨는 지난 5월, 무한도전 복귀에 대한 의지를 보였고, 최근엔 구체적인 컴백 촬영 날짜를 조율하기도 했었다"고 알렸다. 실제 복귀를 결정하기까지 했다는 것. 

이어 제작진은 "복귀를 결정한 그 순간부터 정형돈 씨에게 정신적인 부담감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저희는 정형돈씨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의논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정형돈씨는 '시간이 지나도 무한도전 복귀에 대한 부담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아 사실상 복귀는 어렵겠다'라는 결정을 선택했다"고 알렸다. 
 
지난 9개월간, 그리고 정형돈의 복귀가 논의되던 약 3개월간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고, 정형돈이 어떤 마음으로 아쉬운 선택을 하게 됐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무한도전'으로 얻은 인기와 사랑만큼 대중의 높은 잣대와 평가 속에서 심적 부담감을 안고 살아온 '무한도전'과 정형돈이기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왜'라는 질문보다 '오죽했으면'이나 '건강이 우선이다'라는 식의 반응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형돈의 부재를 그 어느 곳보다 실감하게 했던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었다. 약 11년간 정형돈은 '무한도전'에서 자신감 없는 '뚱보'에서 아이디어 뱅크로, '스웨그' 넘치는 패션 테러리스트 캐릭터로 성장을 이뤘다. 거기에는 그의 가능성을 믿고 지켜봐 준 '무한도전' 김태호 PD와 멤버들 우정의 힘이 컸다. 특히 김태호PD는 매번 자신감이 없어 하는 정형돈에게 캐릭터를 만들어 주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고, 결국 정형돈은 MC계 '4대 천왕'이라 불릴 만큼의 큰 인기를 얻었다. 
양측의 입장에서는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정형돈은 "시작부터 10여 년을 함께 해온 가족과 같은 프로그램이며, ‘무한도전’을 통해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매우 힘든 결정"이라고 했고, '무한도전' 역시 "'무한도전'과 정형돈 씨는 11년을 함께 해왔습니다. 그리고 시청자 분들 또한 '무한도전'과 정형돈 씨를 11년 동안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결정에 안타까운 마음이 크실거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비록 지금은 무한도전과 정형돈 씨가 함께 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함께 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며 훗날을 기약했다.
비록 정형돈은 떠나도 '무한도전' 멤버들과 그의 11년 우정은 계속 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언젠가 함께 할 날"을 기약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별의 아쉬움이 크다는 의미일 터. '무한도전'이 국민 예능으로 오래오래 갈 수 있기를, 또 그 사이 정형돈이 부담감을 완전히 이겨낼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eujenej@osen.co.kr
[사진] MB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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