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형돈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최종 하차했다. 11년 역사를 함께 했던 만큼 그가 얼마나 복귀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음을 알면서도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야말로 정형돈은 유재석과 함께 초창기 ‘무모한 도전’부터 시작했던 ‘무한도전’의 산 역사이기 때문이다.
정형돈은 지난해 11월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간의 휴식을 선언했던 바. 이후 수차례 그의 빈자리가 언급되면서 복귀에 대한 시청자들의 바람이 컸다. 최근에는 구체적인 시기가 언급되는 등 수면 위로 그의 복귀가 본격적으로 떠올랐던 것. 그러면서 본인에게는 다시 심적 부담감으로 다가오게 됐고, 최종 하차로 결정을 내렸다. 그가 우리에게 줬던 웃음의 역사, ‘무한도전’의 도니로 살았던 11년을 추억한다.
◇‘무모한 도전’ 초창기 멤버
정형돈은 지난 2005년 4월 23일 방송된 ‘무모한 도전’에서 유재석, 정형돈, 표영호, 노홍철, 이정 등과 함께 출연했다. 황소 끌기를 시작으로 달리는 버스에서 버티기 등 말 그대로 무모한 미션에 도전했다. 당시 일단 부딪쳐봤던 초창기 정신은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도 높이 사는 도전정신으로 여전히 ‘무한도전’의 뼈대를 이루는 모토다.
◇재미없는 개그맨→패션 테러리스트
초창기 당시 정형돈의 롤은 자신감이 없는 뚱보였다. 개그맨이지만 재미없다는 평가가 그의 캐릭터라면 캐릭터. 여기에 다소 부족했던 패션 센스에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바. 오히려 그만의 스타일로 패션을 선도하는 역발상을 통해 반전을 이뤄냈다. 무려 패션 아이콘 지드래곤에게 패션으로 훈수를 두는 등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던 것. 이처럼 ‘무한도전’은 정형돈의 성장 그 자체가 돼왔다.
◇“미존개오”..4대 천왕이 되다
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은 정형돈을 수식했던 표현 중 하나. ‘무한도전’ 멤버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는 뜻으로, 그만큼 그의 개그감에는 물이 올랐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에 유재석, 신동엽, 이경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4대 천왕이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출연 중이던 모든 방송에서 잠시 하차하기 전까지 방송사 전반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던 그다. / besodam@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