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W'가 한 번 보면 멈출 수 없는 드라마로 자리매김한 분위기다. 타임워프와 공간이동을 넘어 아예 실제와 만화 세계의 장벽까지 허문 이 드라마를 어떻게 봐야할까.
'W'는 '나인'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의 작품이란 점 때문에도 그렇지만, 그 한계없는 설정과 파격 전개에 작게는 tvN에 맞설만한 드라마, 크게는 한국드라마 역사에 또 다른 점을 찍을 드라마란 평을 듣고 있다.
지난 28일 방송에서는 또 한번 놀라운 전개 속에 '계속'을 맞았다. 4회 만에 만화 속 주인공인 이종석이 진짜 세상 밖으로 나온 것.
말 그대로 진짜 '만찢남'이다. 강철 역 이종석은 만화를 찢고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인공 자세로 차원을 넘은 세계로 넘어왔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심심찮게 봐 왔던 설정과 상황이지만, 막상 한국드라마에서 보니 그 생경한 재미가 쏠쏠하다.
'W'는 클리셰 덩어리들인 한국드라마에서 진부함을 엎은 드라마란 가치가 있지만, 다 떠나서 로맨스물로만 보자면 이제는 만화주인공과도 사랑을 하는 한국 드라마의 혁신을 보여준다.
그간 한국드라마는 전문직드라마이든 역사물이든 판타지든 결국 로맨스로 귀결되는 성향이 강했고 이에 반발 또한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어느 순간 '탈 로맨스'는 드라마의 큰 가치가 됐다. '미생'이나 '시그널'을 만들어 낸 tvN 드라마의 가치 중 하나도 여기에 있었다.
'W'는 반대로 '왜 한국드라마가 꼭 탈 로맨스를 지향해야 하나'라고 묻는 듯 하다. 만화 주인공과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그렇기에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친다. 사랑놀음에 지겨워하고 비난을 가하던 시청자들에게 이제는 하다하다 만화남과도 사랑하는 극단의 로맨스를 보여줌으로써 도리어 한국드라마의 혁신을 보여준다.
물론 여기에는 '판타지를 실제처럼 믿게 만드는' 제작진의 능력이 있다. 마냥 '맥락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 배우, 연출 3박자가 잘 맞는 경우다.
‘W'는 현실 세계의 초짜 여의사 오연주(한효주)가 우연히 인기 절정 웹툰 'W'에 빨려 들어가, 주인공 강철(이종석)을 만나 로맨스가 싹트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28일 방송에서는 오연주가 웹툰 속에서 경찰에 잡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 nyc@osen.co.kr
[사진] 'W'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