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구멍이란 게 없다.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가 법정물과 멜로가 적절히 배합된 조화로운 내용과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였다. 매회 새롭게 전개되는 사건들과 그 사이를 촘촘하게 메우는 인물간의 밀도 높은 감정선 표현이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여성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이들은 주인공 전도연의 두 남자 유지태와 윤계상이다. 유지태는 거짓으로 가득 찬 인생을 살면서도 아내에게서 만큼은 신뢰를 얻고 싶어 하는 남편으로, 윤계상은 친구였던 여자에게서 사랑을 느끼는 남자로 각자의 매력을 오롯이 발산하는 중이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서는 키스 후 어색함을 느끼는 서중원(윤계상 분)과 김혜경(전도연 분), 그리고 그런 둘의 사이를 의심하는 이태준(유지태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혜경은 지난 밤 키스를 한 후 서중원에게 거리를 두려고 노력했다.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은 로펌 직원들도 다 느낄만한 것이었다. 김혜경과 같은 인턴 변호사 이준호(이원근 분)가 "대표님과 무슨 일이 있으셨느냐"고 떠보고 김단(나나 분) 역시 "다른 때 같지 않게 미묘한 거리가 느껴졌다.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을 연기하는 느낌이다"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결국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김혜경이었다. 그는 서중원의 사무실에 가서 "어제 있었던 일, 내가 잘못한 거다. 더 말하지 말자"고 했고, 서중원은 "왜, 네가 결혼해서?"라고 물었다. 이에 김혜경은 "친구기 때문이다. 마음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너까지 잃고 싶지 않다"며 "나 지금 하는 일 좋고 여기가 좋다. 네가 이러면 나는 여기 있을 수 없다. 넌 회사 대표고 난 부하직원이다. 친구에 회사까지 잃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서중원은 그런 김혜경의 말에 마지못해 동의했고 "나도 네가 여기서 일하는 게 좋다"며 그와 친구로 남을 것이라 약속했다.
그러나 감정의 문제는 그렇게 쉽지 않은 법. 서중원은 계속 김혜경을 생각했고 김단으로부터 "일단 저지르라, 돌이킬 수 없게. 그러면 감정이 앞선다. 수습도 후회도 그 뒤에 하라"는 충고를 들은 후 김혜경에게 전화를 걸어 만날 약속을 잡았다.
그 사이 이태준은 김혜경과 서중원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비록 아내에게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김혜경과 서중원이 이미 깊은 관계일 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며 분노를 느끼기도 했다. 그런 이태준과 김혜경의 관계에 눈에 보이는 갈등이 터져버렸다. 조국현(고준 분)을 만나는 이태준의 모습을 김혜경이 발견했기 때문. 조국현은 이태준에게 김혜경의 뒤를 쫓고 있다며 그를 자극했고, 이를 빌미로 곧 살인죄가 밝혀지게 될 지 모르는 자신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교회 건물 옥상에서 조국현과 승강이를 벌이는 이태준을 본 김혜경은 "날 사랑해서 숨기고 거짓말 하고 사람을 때리느냐"며 집으로 돌아왔고, 이내 서중원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다. 이태준은 그런 아내를 막아섰지만, 김혜경은 그를 받아주지 않았고 서중원과의 관계를 의심하기까지 하는 남편에게 "믿지마. 나도 당신 안 믿으니까"라고 쏘아붙인 후 떠났다.
극 중 김혜경을 둘러싼 두 남자는 서로 다른 캐릭터지만 김혜경을 사랑하는 마음에서는 우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면모를 보여준다. 외도에 대해 사과하며 끝없이 아내의 신뢰를 얻고 싶어 하는 이태준과 힘든 일을 의연하게 이겨내는 오랜 친구 김혜경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서중원의 모습에 여성 시청자들은 동시에 열광하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 속 완벽한 백마탄 왕자는 아니지만, 현실적이면서도 성숙한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두 남자의 사이, 전도연은 또 어떤 선택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갈까?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굿와이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