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갓’(God) 듀엣이다. 보이그룹 B1A4의 산들과 싱글맘으로 음악의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한 조선영 씨의 이야기다. 이제 듀엣 앨범만 기다리면 되는 수순이다.
산들과 조선영은 MBC 예능프로그램 ‘듀엣가요제’에서 꼽는 최고의 듀엣 중 하나다. 지금까지 4승을 차지한 전력, 다시 보고 싶은 듀엣에 수차례 호명되는 등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것. ‘길’, ‘말하는 대로’,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 ‘기억의 습작’ 등 선곡하는 노래마다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소화했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성 듀엣과 같은 호흡이 빛났던 것이 이들의 연승을 더욱 응원하게 되는 이유였다. ‘듀엣가요제’는 포맷상 1위 듀엣과 다시 보고 싶은 듀엣으로 선정돼야 다음 주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 방송을 통해 결성된 듀엣이 아닌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 같은 호흡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은 크게 아쉬움으로 남는 마음이었을 터다.
중간에 산들의 뮤지컬 출연으로 인해 아쉽게 잠시간 안녕을 고했던 바. 당시에도 시청자들은 다시 돌아올 두 사람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성원의 목소리가 닿았을까. 산들과 조선영은 왕중왕전을 통해 다시 한 번 뭉치며 시청자들의 사랑에 보답했다. 그리고 지난 22일, 29일 2주간 방송된 왕중왕전에서 쟁쟁한 실력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치러진 왕중왕전은 지금까지 ‘듀엣가요제’에서 1위를 차지한 7팀이 모여 마지막 승부를 겨루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1라운드에서는 현진영 팀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 쉽지 않은 싸움이 이어졌다.
그러나 ‘듀엣가요제’의 취지를 너무나도 잘 알았던 두 사람이었던 만큼, 경연에 임하는 자세가 아닌 진심으로 무대를 즐기는 마음으로 열창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음을 움직이는 감정표현이 이들의 최대 장점인 바. 2라운드에서는 ‘말리꽃’을 열창, 가장 많은 표인 854표로 최종 우승 듀엣으로 선정된 것이다.
조선영은 무대를 마치고 ‘듀엣가요제’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고, 음악에 대한 욕심과 희망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현재 음대 편입을 위해 공부 중이라고. 이처럼 한 번의 꿈을 이뤄주려 했던 무대가 한 사람의 인생을 꽃길로 만들어놓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산들 역시 마찬가지다. 화려한 아이돌 그룹으로 살고 있지만 그라고 어찌 힘듦과 고민이 없을까. 듀엣을 통해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다는 그의 고백처럼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행복감을 느꼈던 듀엣 무대는 그 자체로 쉼터였을 터다. 두 사람 모두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던 ‘듀엣가요제’. 시청자들도 이들이 있어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언젠가 한 번 두 사람의 무대를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희망하는 바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듀엣가요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