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6년 만이라고 한다. 가수 성시경이 방송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 것은 말이다. 노래 실력뿐만 아니라 입담까지 출중한 탓에 최근 방송가에서는 MC로 활약하고 있는 바. 콘서트 무대가 아닌 방송에서 그의 노래를 볼 수 있다는 말에 전부터 큰 관심이 쏠렸다.
성시경의 방송 무대는 지난 2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듀엣가요제’를 통해 공개됐다. MC로 함께 활약 중인 백지영과의 듀엣 무대였다.
이날 방송은 왕중왕전으로 꾸며졌다. 첫 왕중왕전 기획이었던 만큼 MC들도 축하 무대로서 힘을 보탰는데, 성시경과 백지영이 ‘그 여자’를 부르게 된 것. 먼저 성시경이 무대 중앙에서 노래를 부르고 나타나자 관객들은 환호했다.
그야말로 ‘성발라’ 클래스를 다시금 확인한 순간. 성시경은 그의 이름에 발라드를 붙인 별명 ‘성발라’로 불릴 만큼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있다. 비슷한 뜻으로 ‘발라드의 황태자’ 등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수식어로 불려왔다. 꿀을 발라놓은 듯한 목소리는 그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 이에 진행하던 라디오에서 늘 끝 인사말로 선보였던 “잘자요”는 꿀보이스를 대표하는 대사로 굳어졌다.
타고난 목소리에 노래에게만 재능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JTBC ‘마녀사냥’, ‘비정상회담’, 올리브 ‘신동엽, 성시경은 오늘 뭐 먹지?’, ‘올리브쇼’, SBS ‘보컬전쟁 : 신의 목소리’ 그리고 ‘듀엣가요제’까지 방송사를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며 진행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 어느 영역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성시경인 탓에 가요계에서는 MC계에 인재를 빼앗긴 것이 아니냐고 토로해도 무방할 정도다.
성시경의 발라드를 향한 갈증을 제대로 풀었다. ‘듀엣가요제’에서 보여준 백지영과의 듀엣 무대가 소중한 것은 바로 그 이유였다. 무엇보다 일반인 출연자들이 만약 현재 가수들과 짝을 이루지 않았다면 누구와 함께 듀엣을 해보고 싶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성시경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던 바. 그야말로 우상의 무대가 눈앞에서 펼쳐진 셈이다. 비단 일반인 출연자뿐 아니라 나윤권도 비슷한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성시경의 클래스가 다른 위엄은 무대 후 소감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원래 콘서트에서 잘 긴장을 안 하는 편인데, 방송국에서 노래한 건 한 5~6년만인 것 같다”며 “그런데 오랜만에 노래도 듣고 부르고 하니까 무대에서 얼마나 긴장됐는지 느껴보니 저희들에게도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경연을 펼친 출연자들의 마음을 느꼈다는 것. 또 다시 그는 ‘성발라’이자 출연진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명MC임을 동시에 입증했다./ besodam@osen.co.kr
[사진] '듀엣가요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