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이 흥행의 놀라운 점은 좀비를 다뤘다는 점이다. 좀비영화는 B급영화를 대표하며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묘사를 서슴치 않는다. 무시무시한 좀비 영화말고 '부산행'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를 골라봤다.
# '월드워Z'(2013)
베스트셀러 소설인 '세계 대전 Z'를 원작으로 '월드워Z'는 1억달러나 되는 예산을 쏟아부은 영화다. 전세계를 배경으로 좀비 영화 중 최대 규모의 스펙터클을 선사했다. 좀비를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덩어리로 묘사하며 압도적인 볼거리를 제공했다.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가장 현실적인 좀비영화로 관객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부산행'의 몇 몇 장면들은 '월드워Z' 속 장면들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 '웜바디스' (2013)
좀비 영화의 변주 중에 가장 로맨틱한 변신이다. 좀비들로 가득 찬 세상에서 좀비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좀비의 이야기는 신선할 수밖에 없다. 좀비로 변신했지만 여전히 훈훈한 니콜라스 홀트의 외모가 영화의 개연성 그자체다. 좀비로부터 인간으로부터도 배척당하는 커플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 '좀비랜드'(2009)
좀비가 창궐한 세상에서 은둔형 외톨이 콜럼버스와 좀비 사냥꾼 탤래허시의 우정과 모험을 그린 영화다. '부산행'처럼 '좀비랜드'의 주인공인 콜럼버스(제시 아이젠버그)도 성장을 한다. 은둔형 외톨이인 콜럼버스가 가족과 동료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처음의 지질했던 모습을 잊게 만든다. 그리고 우디 해럴슨이 연기하는 탤러해시는 마동석 못지 않은 쾌감을 준다. 청소년관람불가지만 웃음과 감동 그리고 좀비영화 특유의 매력이 살아있는 영화다.
'# 나는 전설이다'(2007)
이 영화도 '월드워Z'와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가족은 물론 전 인류가 좀비가 된 세상에서 혼자 살아남아서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의 독특한 지점은 좀비밖에 없는 세상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고독함과 외로움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것과 닮아있다는 점이다.
# '28일후'(2003)
'28일후'는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할리우드를 비롯해 좀비 영화의 새로운 기원을 연 영화다. 분노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은 이전에 영화들의 좀비들 처럼 느릿느릿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먹잇감을 향해 미친듯이 달려드는 모습 만으로도 긴장감을 준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좀비 영화의 탈을 쓰고 좀비 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면에서 '부산행'과 닮아있는 면이 있다. /pps2014@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