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고 싶은 남자다.
29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 7회 방송에서는 혜경(전도연 분)과 태준(유지태 분), 중원(윤계상 분) 세 사람의 뒤얽힌 관계가 그려졌다. 이 가운데 폭넓은 감정의 진폭을 섬세하게 표현한 유지태의 연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지태는 가정적으론 따뜻한 남편이자 아버지이지만,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철한 인물로 선인지 악인지 가늠할 수 없는 다면적인 연기를 펼쳤다. 때문에 결백한다던 이태준의 주장도, 아내를 향한 사랑도 모두 자신의 안위를 위한 것처럼 보일 때가 있었다.
하지만, 7회에서 혜경을 지키기 위한 태준의 고군분투와 내적 갈등이 그려지며 과정이 어찌 됐든 그만의 사랑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짜밖에 없는 검사님 인생에 그거 하나는 진짜인가 봐요”라는 조국현(고준 분)의 대사처럼 말이다.
이날 방송에서 분노와 혼란, 쓸쓸한 모습까지 이태준의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표현한 유지태의 연기가 몰입감을 선사했다. 비자금 수사를 방해하고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최상일 차장검사(김태우 분)에 대해 폭로하는 항소심 재판부터 떠나는 혜경(전도연 분)을 붙잡는 장면까지 몰아치는 감정 연기를 선보인 것.
특히, 혜경의 서랍에서 콘돔을 발견한 태준이 전날 밤과 달리 차가워진 아내의 행동을 떠올리며 의심하기 시작한 장면은 유지태의 절제된 연기가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혜경과 중원의 불륜 장면을 상상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속에서 끓어 오르는 분을 삭이는 태준의 모습, 반면 아내에게 다가가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유지태는 손 연기, 떨리는 동공 연기만으로 실감나게 표현하며 자연스레 상황에 이입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중원에게 떠나는 혜경을 잡는 태준, 태준을 뒤로 한 채 떠나고자 하는 혜경의 마지막 모습은 이날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유지태의 쓸쓸한 눈빛이 물든 표정 연기는 캐릭터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불륜을 저지른 남자가 아내를 의심하는 것이 이기적이라고 비난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그러나 전도연을 지키기 위해 맹수처럼 살벌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가도, 전도연 앞에서는 애처롭게 변하는 유지태의 입체적인 연기 덕분에 이태준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고 싶게 만든다는 평이다.
전도연을 중심으로 다양한 감정을 오가는 유지태의 눈빛과 표정을 보고있자면 개과천선 중이 아닐까라는 믿음도 든다는 것. 이처럼 유지태의 탁월한 연기는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며 극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나가고 있다. 과연 세 사람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지, 태준을 둘러싼 사건의 전말은 무엇인지 다음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굿와이프’ 8회는 오늘(30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 nyc@osen.co.kr
[사진] '굿와이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