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먹방'이 실감나게 재연됐다. 역시 '먹방' 하면 백종원이고 백종원 하면 '3대 천왕'이었다.
30일 오후 방송된 SBS '토요일이 좋다-백종원의 3대 천왕'(이하 '3대천왕')에서는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으로 인기가 많았던 맛집 네 곳을 찾아가는 백종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백종원은 드라마 '시크릿 가든', '시그널' 등에 등장했던 껍데기 집을 비롯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속 중식당,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속 국밥집, 영화 '히말라야' 속 닭 한마리 식당 등을 방문해 음식 맛을 평가했고, 맛있게 먹는 법을 설명했다.
돋보였던 것은 일취월장한 백종원의 능청스러운 연기력이었다. 그는 껍데기 집에서는 현빈의 반짝이 옷을 입고 '시그널' 속 무전기를 사용하는 조진웅의 모습을 흉내냈다. 특히 반짝이 옷을 입을 때는 "내가 그걸 입으라고? 별 걸 다한다"고 투덜댔던 그였지만, 막상 M사이즈의 옷이 꼭 맞자 "그 사이 살이 빠졌나보다"라며 만족스러워 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연기는 중국집에서도 계속됐다. 양장피와 탕수육, 짬뽕 국물로 구성된, 일명 '하정우 세트'를 먹으며 하정우의 흉내를 내보려던 백종원은 "나는 자꾸 웃음이 나온다"며 만족스러운 음식 맛 때문에 진지한 표정을 지을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 국밥집에서 그는 젖소 고기에 대해 설명을 했고, 닭한마리 집에서는 엄홍길의 단골집일 뿐 아니라 자신의 단골집에서 촬영을 하는 만큼 양념장 만드는 법과 김치를 넣어 먹는 법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탁월한 '먹방' 지식을 드러냈다.
이어 각 맛집의 주인들이 스튜디오에 나와 맛의 비법을 설명했다. 첫 주자로 나선 껍데기 집은 커다란 껍데기가 소스에 5일간 숙성돼 우리가 아는 익숙한 껍데기로 변하는 과정을 선보였다. 특히 이 껍데기 집에서는 수없이 많은 작품들이 촬영을 진행했는데, 앞서 언급된 작품 외에도 '올인', '패션왕', '발리에서 생긴 일' 등이있었다. 주인은 "그거 얘기 다 하면 오늘 밤 새야 한다. 거의 한달에 5-6번씩 찍어갈 때가 있다. 수많은 연예인이 왔다갔다"고 말하며 "기억에 가장 남는 분은 조인성 씨다. 내 첫사랑을 닮았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껍데기 집에 이어 비법을 소개한 집은 닭 한마리 집이었다. 닭 한마리 집에서 공개한 국물의 가장 큰 비법은 알닭이었다. 보통 알을 낳는 암탉이 노계가 되면 육수용 알닭으로 불리는데, 이 집에서는 이 알닭으로 국물을 내 더욱 진한 맛이 나오게 했다. 닭 한마리 집 주인은 영화 '히말라야' 관련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촬영을 위해 만들어 놓은 육수를 스태프들이 촬영도 전에 다 마셔버려 실제 촬영은 맹물로 해야했다는 것. 이에 이휘재는 "황정민이 대학교 1년 선배인데 그 형도 무지하게 애주가이다. 보통 들어가면 소주 5,6병을 먹는다"고 증언해 눈길을 끌었다.
세번째 주자는 하정우의 '먹방'으로 유명한 중국집이었다. 이 중국집의 주방장은 자신들이 보여줄 요리의 메인 재료를 전분이라고 소개했는데, 특이한 방법이 눈길을 끌었다. 쟁반을 뜨거운 물에 담궈 달군 후 그 위에 전분을 올리고 다시 뜨거운 물에 넣어 투명한 양장피 재료를 만드는 것이었다. 백종원에 따르면 '양장피'의 의미는 두 개의 피를 넣은 요리였다. 중국어로 2가 '양'인데, 일반적으로 양장피에 두 장의 피가 들어가는 것. 모두가 해파리로 알고 있었던 재료는 전분으로 만든 피였다. /eujenej@osen.co.kr
[사진] '3대천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