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밀당의 고수가 나타났다. 분명 누군가에게 호감이 있는 것 같긴 한데 그의 진심을 알 수가 없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의 맏형 하석진 말이다. 유라와 윤소희에게 잘해주지만 결코 마음을 드러내진 않는 모습으로 진정한 ‘밀당남’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30일 방송된 tvN 예능 ‘연극이 끝나고 난 뒤’에서는 태국 촬영을 준비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도 역시 이민혁과 안보현이 각각 윤소희, 유라에게 진심을 드러낸 가운데 하석진의 마음만 오리무중이었다. 허무한 아재 개그로 웃음을 안기지만, 연애 스킬 만큼은 늙지 않았다.
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안보현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유라와 함께 앉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제비뽑기로 유라와 짝이 되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그녀를 대했다. 유라 역시 싫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이민혁 역시 마찬가지. 세 좌석에 그와 윤소희, 하석진이 나란히 앉게 됐는데 윤소희가 하석진의 어깨에 기대에 잠이 들자 “나도 어깨가 있는데 왜 그쪽으로 기대느냐”며 하석진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소희는 이민혁보다 하석진에게 쏠려있어서다.
여자들의 마음도 은근히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여러 가지 행동을 토대로 살펴보면, 유라 역시 안보현에게 호감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하석진에게도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윤소희는 자신을 좋아하는 민혁보다 하석진에게 마음이 열려 있어 말 한 마디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하석진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비행기 안에서 “공간이 주는 묘한 감정이 있다”며 윤소희에게 마음이 쏠린 듯 이야기하다가도 태국에선 장난을 치는 짓궂은 오빠의 모습을 드러내 헷갈리게 만들었다. 진정한 밀당의 고수가 분명하다.
극중 드라마 ‘아이언 레이디’의 결말은 유라와 윤소희의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그녀들이 자신의 마음이 확실해질 때 그 상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이미 모든 촬영을 마쳤기에 결론은 난 상황. 퍼즐을 맞춰가듯 다섯 남녀의 심리를 지켜보는 게 큰 재미를 준다. 그런데 하석진이란 조각을 어디에 끼워 맞춰야할지 모르겠는 상황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