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여배우를 한 명만 꼽으라면?
어렵지 않은 질문이다. 다른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다'며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여러 캐릭터에 도전하며 '원톱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힌 배우 손예진의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밖에. 손예진은 영화 '비밀'(2000)을 통해 데뷔한 이래 한 해도 쉬지 않고 드라마나 영화를 선보여 왔다.
다만, 영화 쪽에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출연한 여러 작품들이 작품성으로 인정을 받고 흥행적으로도 '중박' 이상을 터뜨린 적이 많으나 천만 관객을 모은 작품은 없었다는 것. 개봉을 앞둔 '덕혜옹주'에 기대가 더 실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손예진은 작품을 고르는 안목이 있는 배우로 인정받는다. 선택한 작품들이 웬만해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기본 이상의 성적을 내기 때문이다. 비록 최근에는 영화 '비밀은 없다'가 23만 6,999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그의 국내 작품 중 역대 가장 적은 관객수를 동원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작품에서조자 연기력에 대해서는 극찬을 받았으니 아쉬움이 적다.
실제 손예진이 출연한 작품은 웬만해서는 보통 이상의 성적을 냈다. 아무리 유명한 배우라도 흥행이라는 것은 장담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인데 그의 출연작들은 비교적 흥행 성적이 고른 편이다. 특별히 여배우들은 역할이 한정돼 있어 더 선택의 폭이 좁은 것으로 여겨지는 게 사실임에도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어느 정도의 흥행에 성공하지 않은 작품이 거의 없다.
손예진의 영화 필모그래피는 '클래식'(154만), '첫사랑 사수 궐기 대회'(233만), '내 머리 속의 지우개'((256만), '외출'(80만), '작업의 정석'(234만), '무방비도시'(161만), '아내가 결혼했다'(178만), '백야행'(95만), '오싹한 연애'(300만), '타워'(518만),'공범'(176만), '해적: 바다로 간 산적'(866만) 등인데, 이를 통해 그의 안목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최근 출연했던 영화 '나쁜놈은 죽는다'가 국내에서는 흥행에 참패했지만, 애초 이 영화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영화였고, 현지에서 먼저 개봉해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이므로 역시 실패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올해 손예진은 2014년에 이어 다시 여름 성수기 흥행을 노린다. 이른바 여름 '빅4'로 불리는 영화 중 하나로 관객들의 이끌 예정인 것. 2014년에 이미 천만 영화 '명량'과의 대결에서 8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아본 적이 있는 손예진인 만큼 신작 '덕혜옹주'도 잘 나가고 있는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등과의 대결에서 쉽사리 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손예진 연기 인생 첫 천만 영화가 나오느냐'인데, 이 영화는 개봉 전 시사회 때부터 '역대급' 관객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조심스럽게 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과연 손예진은 여름 흥행 대결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믿고 보는 배우'의 '인생작'이라는 이야기까지 듣고 있는 '덕혜옹주'가 손예진에게 '천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붙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덕혜옹주'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