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유호진 PD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1박 2일' 시청자에게는 또 하나의 멤버나 다름 없던 유호진 PD가 이임식을 위해 화면에 등장했던 순간은, 아주 잠깐이었지만, 모두의 이목을 집중케 했다.
지난 31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에서는 전라남도 곡성에서 시간을 보내는 멤버 6인의 모습이 그려졌다.
기상미션 '오줌싸개를 찾아라'를 통해 탈락자로 선정된 김종민, 정준영, 데프콘, 김준호는 계곡물에 입수했다. 이후 멤버들의 시선이 고정된 곳은 카메라 뒤에 서있던 유호진 PD였다.
2년 6개월간 '1박2일'을 이끌었던 유호진 PD가 한달의 휴가를 끝내고 돌아와 유일용 PD에게 메인 연출권을 공식적으로 넘겨주는 위임식을 준비했던 것. 사실상 유 PD의 현장과의 작별 인사였다.
유호진 PD는 "능력 이상의 대우를 받았던 것 같다. 저보다도 아직 에너지가 있고 좀 더 새로운 사람이 힘을 보태주면 좋지 않나 싶어, 앞으로는 일용 PD를 의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이 자리에 오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텐데 미안하고 감사하다. 좋은 분위기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겠다"고 현장을 떠나는 심경을 전했다.
유 PD가 발언 후 "1박 2일"을 멤버들과 입모아 외치며 입수하는 장면은, 가슴에 찡한 울림을 전했다. 방송국의 예능 프로그램의 메인 연출자가 바뀌는 경우는 잦은 일이다. 하지만 유호진 PD가 이날 보여준 특별한 이임식은, 그가 그동안 얼마만큼 '1박2일'에 기여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자, 그의 존재감을 드러냈던 순간이었다. / gato@osen.co.kr
[사진] '1박2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