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바라본 저 달이 너무 처량해. 너도 나처럼 외로운 텅 빈 가슴 안고 사는구나"
가수 김건모의 보컬은 단 한 소절만으로도 가슴을 울린다. 깊게 파고들어 진하게 퍼지는 소리다. 김건모가 왜 '국민 가수'로 불리는지, 이 개성 넘치는 음색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되는 순간이다.
김건모와 마산 설리가 지난 31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에서 '서울의 달'을 열창하면서 2연승에 성공했다. 김종국과 민경훈이 280점을 넘게 기록했지만, 김건모를 뛰어 넘을 수는 없었다. 김건모는 2016년 버전, 여자 키로 새롭게 편곡된 '서울의 달'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다시 한 번 천재 뮤지션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건모는 앞서 첫 번째 경연에서 경연 공포증을 극복하고 3대 '판듀'로 선정됐다. 무대 전 매우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지만, 막상 음악이 흐르면서 여유가 넘쳤다. '서울의 달' 무대는 가사까지 세심하게 편곡하면서 마산 설리의 맞춤 무대로 탄생시켰다. 무대 위에 두 개의 달을 띄우고, 그 개성 넘치는 음색으로 자유자재로 멜로디를 오갔다. 첫 소절만 듣고도 김건모와 마산 설리의 승리를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진한 여운이 남는 무대였다. 만산 설리를 배려하고, 함께 호흡을 맞춰가는 모습이 예뻤다.
'판타스틱 듀오'에 출연하는 많은 가수들이, 그리고 그들의 '판듀' 후보들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감동을 주고 있다. 이선희의 노래를 들었을 때, 김태우의 무대를 봤을 때 시청자들 역시 에너지를 함께 전달받았다. 김건모의 무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소 예능에서는 재미있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노래만 시작하면 이토록 매력적인 가수가 된다. 김건모 특유의 음색은 누가 따라갈 수 없는 판타스틱한, 신의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seon@osen.co.kr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