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도 놀라서 얼어붙게 만들었다. 매회 많지 않은 분량에도 싸늘한 눈빛을 발사,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tvN 월화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 속 권율의 이야기다.
권율은 '싸우자 귀신아'에서 명성대학교 수의대 최연소 교수 주혜성 역을 맡고 있다. 잘생긴 얼굴, 다정한 매너, 명석한 두뇌에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의 정석이다.
그런데 그의 눈빛이 순간순간 돌변한다. 앞서 길고양이가 자신을 할퀴자 갑자기 싸늘한 표정을 지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고양이는 처참히 죽은 채로 발견됐다. 이를 목격한 여대생도 살해됐다.
주혜성이 이중적인 모습으로 매회 시청자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고 있다. 사연 많은 귀신들이 영화 뺨치는 특수효과와 분장으로 매회 등장하지만 역시나 더 무서운 건 사람이었다.
1일 방송에서도 마찬가지. 처녀귀신인 오경자(이도연 분)는 첫눈에 반한 주혜성을 따라다니다가 그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을 찾았다. 홀로 사무실에서 주혜성의 흔적을 감상하다가 서랍까지 열게 됐다.
거기엔 김현지(김소현 분)의 신분증이 있었다. 미처 서랍을 닫지 못했는데 주혜성이 들어섰고 오경자는 그저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런데 주혜성은 귀찮아졌다며 다시 미소를 거두었고 차가운 눈빛으로 오경자를 노려봤다.
귀신이 보이는 셈. 오경자는 자신이 귀신인데도 화들짝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이로써 주혜성이 범상치 않은 인물임이 확인됐다. 악귀에 들린 것인지 이중적인 면모로 갈수록 더 잔인하고 싸늘한 눈빛을 드러내는 그다.
주혜성 캐릭터가 더욱 묘한 건 이를 연기하는 권율 덕분이다. 그동안 그는 KBS 2TV '천상여자', tvN '식샤를 합시다2', MBC '한번 더 해피엔딩'을 통해 부드러운 매력으로 여심을 홀릭, '밀크남' 타이틀을 얻었다.
그랬던 그가 주혜성으로 자신의 연기 노트에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반전의 눈빛만으로도 악역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까지 연기 중이다. 전작의 로맨스 남자 주인공은 온데간데없는 상황이다.
이러다 권율이 악역 전문 배우로 돌아설지도 모를 일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싸우자 귀신아 방송 캡처, tvN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