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 방송 후 한예리부터 박혜수까지 이렇게 매력 있는 배우들인 줄 몰랐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김상호)의 한예리, 한승연, 류화영, 박은빈, 박혜수 등 아직까지 대중에게 익숙한 배우가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가 더욱 크게 와 닿을 수는 있겠지만 사실 이들의 성장에 주목해 본다면 ‘재발견’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한예리는 주로 영화에서 접할 수 있었던 배우였다. 영화 ‘코리아’, ‘해무’, ‘사냥’ 등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영화계에서는 ‘충무로의 기대주’지만 TV에서 접하지 못했던 시청자들은 그저 낯선 배우였다. SBS ‘육룡이 나르샤’에도 출연했지만 ‘청춘시대’ 전까지만 해도 한예리는 아직은 익숙한 배우는 아니었다.
그런 그가 ‘청춘시대’로 자신의 매력은 물론 탄탄한 연기력까지 제대로 보여주며 주목받고 있다. 극 중 ‘3포 세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머리를 질끈 묶고 제대로 꾸미지도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다니는 것부터 신입 하우스 메이트 은재(박혜수 분)에게 전기코드를 뽑고 다니라고 하는 냉정한 모습,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재완(윤박 분)의 고백에 살며시 미소 짓는 것까지 섬세한 연기로 진명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한승연은 발연기 논란이 있었을 정도로 연기로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런데 ‘청춘시대’를 통해 확실히 배우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승연은 극 중 다른 사람 앞에서는 똘똘하고 여우같은데 남자친구 앞에만 있으면 바보가 되는 ‘연애호구’ 예은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중. 집에서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화를 내면서도 남자친구에게 항상 끌려 다니는 안타까운 예은 캐릭터를 리얼하게 표현하며 호평받고 있다.
류화영은 걸그룹으로 활동한 뒤 배우로 전향해 활동하고 있지만 연기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제대로 배우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신과 싱크로율이 100%라고 했던 만큼 류화영은 ‘섹시한’ 이나 캐릭터를 맛깔나게 표현하고 있다. 스폰 애인들에게 용돈을 받으며 화려하게 살고 있지만 어딘지 슬픔이 느껴지는, 그리고 하우스 메이트들에게 스폰 애인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쫓겨나듯 셰어하우스를 나왔지만 결국엔 하우스 메이트들을 찾아가는 정 많고 외로움도 많은 이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박은빈은 연기경력 20년차의 배우지만 아직까지 그를 아역배우로 기억하고 있는 시청자들이 많다. 그런 그가 ‘청춘시대’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머리카락을 싹둑 자르고 단발머리를 시도했다. 발랄하게 변신한 박은빈은 극 중 ‘여자 신동엽’이라 불리는 지원 캐릭터를 더욱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박은빈은 주변에 있을 법한 친구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소개팅 나가서 분위기를 주도할 정도로 성격도 좋고 술도 잘 마시고 흥도 있지만 남자친구가 없는, 그래도 여자들에게는 인기 최고인 지원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박혜수는 ‘청춘시대’ 전까지는 누군지 몰랐던 시청자들도 꽤 있었을 듯한 배우다. 배우로서 대중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적이 없었기 때문. 아직 박혜수라는 이름보다 ‘K팝 걔’, ‘용팔이 동생’으로 더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그런데 박혜수가 ‘청춘시대’ 초반을 이끌어가면서 배우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줬다. 드라마 ‘용팔이’로 데뷔해 이제 배우생활을 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은재 캐릭터에 빙의된 연기로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로 호평 받고 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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