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조용한 노래를 더 좋아해요"
무대 위와 카메라 밖의 모습이 가장 다른 가수. 10년 동안 독보적인 포지셔닝을 구축했지만 까도까도 새로운 매력이 드러나는 퍼포먼스형 뮤지션. 포미닛에서 홀로서기로 남은 음악 인생을 풀어나갈 현아의 이야기다. 어쩌면 국내에서 가장 편견을 안고 활동하는 여가수일지도.
이번에는 '퓨어 섹시'다. 그냥 섹시하기만 한 게 아니라 깨끗한 흰색처럼 다채로운 매력을 품고 있다는 표현이다. 포미닛의 해체 이후 솔로 미니 5집을 들고 나온 현아가 '어때?' 활동을 시작했다. 여전히 섹시하지만 섹시한 게 전부가 아닌 현아를 만났다.
◆또다시 업그레이드 된 퓨어 섹시
현아는 거의 매년 여름, 솔로 신곡을 내고 있다. 팬들로서는 '서머퀸'의 귀환을 매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정도. 올해도 어김없이 현아는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나왔다. 신곡 '어때?'는 랫칫을 기반으로 한 힙합 사운드로 무대 위 현아가 가진 걸크러시를 배가하는 곡이다.
"제 목소리가 호불호 갈리잖아요. 이 튀는 목소리를 얹었을 때 더 신이 날 수 있도록 훅을 중독적으로 넣었어요. 장점이라는 얘기를 주변에서 해 주기도 하지만 여러 시도를 해 봤거든요. 제가 갖고 태어난 요소니까 좋게 들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거겠죠"
"제목은 '어때?'라고 물어보지만 사실은 자신감 넘치는 여자예요. 내 기분이 좋고 나로 인해서 분위기가 좋아질 거라는 자신감이죠. 재밌게 풀어낼 수 있어서 좋아요. 노출 수위는 '잘 나가서 그래' 트레일러 때 가장 심했지만 말 그대로 일탈이었고요. 이번에는 올드한 감성과 현대적인 걸 가미했어요"
◆섹시 코드에 가려진 음악적 역량
현아의 파격 섹시 이미지가 강한 이유로 그의 음악적 재능이 다소 가려진 점도 없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앨범 수록곡 중 무려 5곡이나 작사를 맡은 그다. 경험과 상상을 바탕으로 사랑 얘기부터 동물에 비유한 순정, 위트 있는 가사 등 다채로운 창조물을 스스로 만들었다.
"2년 전 작업한 곡도 있고요. 팬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어서 준비했죠. '어때?'는 11번 이상의 곡들을 엎은 다음에 탄생한 작업물이고요. 트랙을 처음 딱 들었을 때의 기분이나 상황을 상상하면서 만들었어요. 해마다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부분이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음악적인 장르와 콘셉트는 지난 앨범 때에도 많이 생각했거든요. 그때 제 얘기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그걸 기반으로 허구의 소재를 많이 찾았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이 좀 더 재밌는 듯해요. 1번 트랙이 '울프'인데 늑대에 대한 편견을 재밌게 녹여냈어요. 늑대는 한 암컷만 바라보는 동물이니까요"
◆무대에선 센 언니, 내려오면 옥상달빛 절친
현아의 친구들 역시 의외라면 의외다. 옥상달빛 멤버들과 친하고 선우정아는 수록곡 '나팔꽃'을 작사 작곡 편곡까지 해 선물했다. 평소에 그가 즐겨 듣는 것도 이들의 노래나 십센치의 목소리다. 포미닛과 솔로 현아의 연장선에 늘 자리하는 힙합, 트랩 장르라 180도 다른 음악들이다.
"무대 이외의 시간에는 힙합을 잘 듣지 않아요. 하지만 힙합에 몸은 반응하더라고요(웃음). 나를 춤추게 만드는 장르이긴 하지만 사실은 조용한 노래를 좋아해요. 스케줄이 끝나면 '수고했어 오늘도'를 듣고 사랑이 알고 싶을 땐 십센치 노래를 듣거든요. 무대에선 힘을 주고 있다가 일상에선 그걸 내려놓는 거죠"
"패왕색, 걸크러시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아요. 감사할 따름이죠. 그런데 사실 제가 걸크러시를 많이 당하는 편이에요. 언니들이 너무 좋거든요. 하지만 상대적인 것도 엄청 끌려요. 여자친구, 아이오아이, 에이핑크, 소녀시대 등 제가 가질 수 없는 매력의 여자들에게 '심쿵'한답니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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