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자 귀신아’의 호러 수위는 은근히 세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나타나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귀신들은 비주얼도 막강하다. 애초에 시청 거부(?)를 선언했던 ‘쫄보’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팔찌(극 중 박봉팔과 김현지의 이름을 딴 애칭)’ 커플의 달달하고 귀엽고 코믹하기까지 한 애정전선에 영업당한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tvN ‘싸우자 귀신아’에서는 박봉팔(옥택연 분)과 김현지(김소현 분)의 러브라인이 급물살을 탔다.
현지는 이미 봉팔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달았지만, 아직 봉팔은 그렇지 못한 상태. 현지는 놀이공원에서 만나기로 한 봉팔이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자 실망감에 자리를 떴다. 그 이유가 봉팔의 짝사랑 상대 서연(백서이 분)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현지는 더욱 시무룩해졌다.
그러나 봉팔의 마음은 점점 움직이고 있었다. 자신을 졸졸 따라 다니는 껌딱지, 혹은 동업자 정도로 여겼던 현지가 괜히 신경쓰이기 시작한 것. 봉팔은 토라진 현지가 학교에 같이 가지 않겠다고 하자 쿨한 척 집을 나섰지만 혹시라도 마음을 바꾸지 않았을까 뒤를 두리번거렸다. 현지의 정체를 눈치 채고 그에게 반해 버린 인랑(이다윗 분)의 애정 공세에는 질투 섞인 투정까지 부린 그였다.
아직 서운함이 풀리지 않은 듯한 현지에게 고기와 퇴마용 옷을 사다 준 봉팔의 눈빛은 확실히 변해 있었다. 어린애처럼 기뻐하는 현지를 바라보는 봉팔의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다. 그가 선물한 옷을 차려 입은 현지의 예쁜 모습에 ‘심쿵’했으면서 괜히 말을 돌리는 봉팔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현지는 서연에게 가느라 자신과의 약속을 어겼다고만 생각했던 봉팔이 놀이공원에 나타났었다는 것을 알고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다시 함께 찾은 놀이공원에서 마지막 관람차에 마주 앉은 둘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현지는 넘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봉팔에게 고백했다. “봉팔아, 나 너 좋아해”
현지와 봉팔 사이에는 참을 수 없는 어색함이 흘렀지만, 여기에는 일방향 사랑이 주는 서글픔 보다 사랑을 시작하기 직전에 설렘이 있었다. 멋쩍고 쑥스러워 발을 동동 구르다가도 괜히 웃음 짓게 되는 달달한 감정들이었다.
그러나 현지는 봉팔의 마음을 오해하고 고백을 취소했다. 그와 사랑의 결실을 맺는 것보다는 더 오래 곁에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이때 돌연 현지의 몸이 봉팔 앞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현상이 벌어졌다. 봉팔은 그제서야 자신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되고는 현지를 끌어 안고 다시는 사라지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뤄질 듯 이뤄지지 않던 둘의 러브라인이 드디어 성사됐다. 크고 작은 시련 속에 서로를 향한 애정을 깨달은 현지와 봉팔 사이에 이제는 애틋함까지 가미됐다. 갑자기 시선을 강탈하는 귀신에 심장이 철렁하면 어떠랴. 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라도, 팔찌 커플의 로맨스는 ‘쫄보’ 시청자들을 움직이게 하기 충분했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싸우자 귀신아’ 방송화면 캡처